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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아내는 또 다른 나. 나를 사람 되게 하는 일등공신이다.이등공신은 아그덜


       아내에게     



오마나~ 어느덧 오십 중반이라니...

언제나 고운미소 애교만점 색시로 알았는데...


장인어른 장모님 고맙습니다. 

스물다섯 해 고이 키운 맏딸을 

선머슴에게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손잡고 나선 게 엊그제인데 

어느새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었구려


올림픽이 열리던 해 신촌에서 만나 

고덕, 본오, 구의, 능동, 중곡, 신정동까지 가깝고도 먼 길 

다리 아프다고 투덜거리고 힘들다고 주저앉기도 했지

 

그 길에 불어난 네 명의 길동무까지 챙기면서 

곱던 손은 거칠어지고 윤기 나던 머릿결은 희끝해졌네 


그래도 철이 조금 들어서 인가 

당신 눈가의 잔주름이 사랑의 흔적임을 알았다네


가끔씩 풀어놓는 잔소리가 

인생을 감칠맛 나게 하는 양념이라는 것도 깨달았지 

    

달리는 말에 박차를 가한다고나 할까


언제 어디까지 여정이 될지 모르지만

이제까지 모든 허물일랑 잊어버립시다. 


더 깊은 믿음으로 

더 많은 사랑으로 남은 날들을 채워갑시다. 


아이들 하나하나 내보내고

오손도손 소꿉장난하며 살지 뭐 


그러다 내가 먼저 세상 뜨면 

묘비에는 이렇게 적어주구려 


당신으로 인해 진정 

행복했던 남자가 여기 잠들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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