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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일에

겨울 아이로 이 땅에 왔다. 왠지 부끄럽고 쑥스러운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생일에




매양 삼백예순 다섯 날

어김없이 해는 떠오르고 저물지만


오늘 아침 나의 창가에는 

까치가 아침햇살을 물고 왔습니다.


언제나 일 년 열두 달 

밥을 먹지만 오늘 아침 나의 식탁에는 

해녀가 물질한 미역국이 올라왔습니다. 

    

날마다 떠나고 만나고 헤어지지만

오늘은 제가 행복의 나라에 도착한 날입니다.


푸른 하늘도 타오르는 태양도

넘실거리는 쪽빛 바다도 나의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고구마 케이크에는

우리가 사랑한 날 수의 촛불을 밝혀주십시오. 

    

선물상자에 든 것이

티파니의 보석반지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더도 덜도 아닌 당신이면 됩니다. 

     

오늘은 우리 사랑 

시작하는 첫날입니다.     


파란 나라로 함께 걸어가시지요.

숲으로 난 작은 오솔길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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