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눈꽃 맞이

서로 눈이 맞으면 사랑이 피어난다. 눈 맞으면 사랑이 쌓인다. 밤탱이조심


 눈꽃 맞이



낙엽 수북한 오솔길을 따라

겨울의 현관까지 마중 나갔다. 

    

땅속에 묻혀 숨죽인 낙엽들 속에 

지난 봄날의 꽃향기가 숨쉬고있다.  

   

자작나무가 겉옷 가지를 벗는다.

그 껍질들이 바람결에 흩날린다.    

 

추운 날씨에 허물을 벗는 걸 보니 

대상포진이 심하게 도졌는가보다.   

  

바람의 끝에 밤꽃 내음이 묻어온다.

아카시아 꽃잎 향기도 풀려서 온다.


꽃들도 시간처럼 그렇게 가고

향기도 사람처럼 또 오는가 보다


돌아오는 길에 눈이 내린다.    

 

오는 눈을 그대로 맞았다. 

그 눈을 온몸으로 맞이했다.


눈밭 사박이며 집으로 오는데

눈에 밟히는 꽃 같은 너의 얼굴

    


매거진의 이전글 별과 반딧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