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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빗장을 잠그지 않는다

강물은 바다가 그립다. 보고 싶다. 바다는 그보다 더 많이 강물이 그립다


   
바다는 빗장을 잠그지 않는다



하늘조차 밤마다 어둠의 장막 드리우지만

바다는 한 번도 빗장을 잠가 본 적이 없다.


강물이 흘러갈수록 더 깊고 넓어지는 것은

언제나 바다가 문 열고 기다리기 때문이다.   

  

어떤 길을 따라 어떠한 모습으로 흘러가든지

바다는 널따란 가슴으로 맞아주기 때문이다.  

   

강물이 바다에 이르러 숱한 갈대꽃 피우는 것은 

먼 길 가는 철새가 쉬어가도록 하고 싶어서이다.

     

바다에게 배운 사랑의 마음으로 살고 싶기때문이다.

     

가까이 갈수록 서서히 흐르는 것은 오랜 기다림 끝에 

벅찬 감격의 해후를 위하여 속 깊이 뜸 들이는 것이다.


바다를 만나면 


더 커지고 더 깊어지고

더 넓어지고 더 아름다워지기에...


싱거움이 짠맛으로 바뀌고

출렁이는 파도 되어 고향을 향해 넘실거릴 수 있기에...


강물이 노크 없이 들어가는 것은

바다에게는 대문이 없기 때문이다.


바다는 오늘도 갈대숲 덮인 하구언까지 달려 나와

기다리던 강물의 두 어깨를 넓은 가슴으로 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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