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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연가, 하나

바지락의 (바)다는 결코 (지)루하지 않은 (락)원이다..


바지락 연가, 하나





바지락들은 날마다 숨바꼭질 놀이를 한다

해안가 모래톱이나 갯펄은 그들의 놀이터이다. 


자기 딴에는 꼭꼭 숨어있다고 하지만 

가만히 보면 뽀끔뽀끔 기포가 올라온다.      

그래서 이내 술래가 바뀐다.


숨바꼭질이 시들해지면 

가위,바위,보 놀이를 한다. 


껍질을 닫는 것은 주먹이다.

활짝 여는 것은 보자기이다. 

가위는 껍질 틈으로 더듬이 내미는 것이다.

     

상대가 보자기를 낼라치면

낼름 가위 내면서 메롱하고 놀리기도 한다.


이따금씩 게도 끼어주는데

매번 가위만 내는 게를 위해 

일부러 보를 내주는 아량이 있다. 


바지락이 갑갑한 모래톱 속에서 튼실하게 자라나는 것은 

이렇게 정다운 친구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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