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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검은 태양이여

태양도 프랜차이즈 사업을 한다. 커피는 지구의 검고 단단한 지점이다.


 커피, 검은 태양이여

          

너무 진한 열정에 그을렸는가

태양빛에 로스팅한 검은 피부     


드리퍼에 너의 흑점까지 바수어 

펄펄 끓는 전기포트의 물로 내린다.  

   

하얀색 머그잔에 담아 한 모금 들이마시면

내 심장은 남미의 댄서처럼 동작이 격해진다.  

   

불어오던 겨울의 찬 바람도 돌아서고

수축되던 뇌세포가 확장되며 차오른다. 

    

태양, 

네가 없으면 한 잔의 커피도 없다. 

내 심장박동은 멈추고 열정도 싸늘해진다.  

   

고로 커피, 너는 내 생명과 동급이다.    


더욱 감사한 태양이여!


우리 집도 매달 꼬박꼬박 광열비 내는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네 열기로 사는데 고지서 한 번 받은 적 없다.

     

오늘도 빛 진 자의 심정으로 살아간다.

어쩌면 이미 신용불량자인지 모른다.    

 

나도 태양처럼 뜨겁게 타오르고

한 잔의 커피처럼 녹아져 내려 

누군가의 심장을 춤추게 한다면    

 

블랙리스트에서 해제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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