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먹은 자들,언젠가 빈손으로 떠난다
올곧게 뻗은 소나무 사이로
아침햇살 비껴드는 해먹에 누우니
휘톤치드향이 코 끝에 스친다.
하늘이 보이고 봄이 오는 소리도 들린다.
해먹에 누우니 뜬금없이
해먹은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졌다.
봄 마중이라도 간 것인가?
해먹
또 다른 생뚱맞은 생각이 스친다.
바닷물이 먹물이라면?
나는 그 먹물로 하늘을 두리마리 삼아
어떤 작품을 쓸 것인가?
해먹에 누우니
내 몸뚱이가 애벌레가 된 것같다.
해먹은 흔들흔들
몸뚱이는 꼬물꼬물
나뭇가지에 않은 까치가
먹이로 알고 내려오지 않을까?
나는 얼른 해먹을 벗어난다.
내가 살아오면서 욕심으로 해먹은
수 많은 것들도 함께 비워지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