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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제단

아침은  제물을 드리는 시간이다. 밤은 하루라는 백지수표 발행하고 죽었다


아침의 제단

나는 오늘도 하루라는 

한 장의 백지수표를 받아 든다.


지난밤의 어두움은 밤 새 진통하다가 

새벽녘에 붉은 해덩이 낳고 죽어버렸다.


여명이라 불리는 참으로 고요한 시간.

새벽하늘이 붉은 것은 그런 이유이다.


어제는 죽었으므로 과거는 없다.

출발선에서 시작이 있을 뿐이다.


때 묻지 않은 하얀 도면에 하루를 데생으로 드로잉 한다.

전혀 새로운 세상에서 전혀 새로운 경험들을 하게 될 것이다.


이젠 전문성도 능력도 자질도 상식과 경험도 의미 없다.

확실한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날런지 모른다는 것뿐이다.

나는 연필 스케치하지만 어떤 색깔로 채색될지 알 수 없다.


오늘이란 어제 죽어간 자가 그토록 살고 싶어 갈망하던 내일.

그들의 시간을 통째 빌렸기에 빛 진 자의 심정으로 맞이한다.


거룩한 아침의 제단에 붉은 피 흘리며 숨져간 

어둠처럼 오늘도 나는 사랑에 불타서 죽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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