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기쁨발전소 화부 이주환
Jan 30. 2021
북으로 창을 내겠소
실향민의 아픔이 느껴지는 1월에
북으로 창을내겠소
일사후퇴에 두고온
누이들이 보고플때
창문을 열고 머나먼 땅
바라보겠소
소 풀 뜯기고 실개천 건너 집으로 돌아올 때
피어오른 오두막 굴뚝 연기속에
어무이 얼굴이 생겼다가 사라지고
그 음성이 냇물소리와 함께
여전히 찰랑찰랑하게 흐르는데..
북으로 창을 내겠소
넓고 큰 통유리로 대창을 내겠소
날마다 그 창을 닦으며
바람에 실려오는
사랑채에서 도란도란
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겠소
왜 사냐고 묻거든
북풍찬설 속에서도
그리운 사람이 보고파
기다린다고 전해주시오.
북으로 창을 내겠소
겨울이면 날아오는 재두루미들의
날개짓에 혹시 고향소식이 실려올지
어찌 알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