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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으로 창을 내겠소

실향민의 아픔이 느껴지는 1월에



북으로 창을내겠소

일사후퇴에 두고온
누이들이 보고플때
창문을 열고 머나먼 땅
바라보겠소

소 풀 뜯기고 실개천 건너 집으로 돌아올 때

피어오른 오두막 굴뚝 연기속에

어무이 얼굴이 생겼다가 사라지고

그 음성이 냇물소리와 함께
여전히 찰랑찰랑하게 흐르는데..

북으로 창을 내겠소


넓고 큰 통유리로 대창을 내겠소

날마다 그 창을 닦으며
바람에 실려오는
사랑채에서 도란도란
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겠소

왜 사냐고 묻거든
북풍찬설 속에서도
그리운 사람이 보고파
기다린다고 전해주시오.


북으로 창을 내겠소

겨울이면 날아오는 재두루미들의

날개짓에 혹시 고향소식이 실려올지

어찌 알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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