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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종미농원에서 모꼬지하다.

양평으로 떠난 장년 4순 첫 모꼬지 신나 ~신나~

  

물맑은 양평 개군면 부2리에 터 잡은 인심좋은 김종후 강미수 부부의 전원주택으로 향했습니다. 

오가는 시간과 머문 시간이 크로노스타임은 비슷했지요. 카이로스타임으로는 전혀 다른 시간이었습니다. 

아내는 차 안에서 나하고 말다툼한 시간을 빼고는 내내 모꼬지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종후와 미수의  종미농장

텃밭치고는 영농에 가까운 규모입니다. 실제로 김종후 집사님은 영농인 자격을 갗추고 있습니다. 

저는 안주인 마님의 지시로 잘익은 참외를 똑똑 따내는 즐거움을 누렸지요. 

주방장 경력 41년 강권사님의 날렵한 칼솜씨로 회를 뜨셨습니다. 참외는 달콤하고 싱싱했습니다. 


지난 6월 아내와 방문했을때 기념식재한 머위는 작은 것은 손바닥 만큼 큰 것은 부채만큼 자랐더군요. 

충남 청양의 소녀농군출신 조명희 권사님이 잎은 잎대로 줄기는 줄기대로 따서 골고루 나누어주셨습니다. 

조권사님은 참외 순도 따내셨는 그 손놀림이 가히 프로농부의 실력이셨습니다. 청양은 매운맛 고추로 유명합니다. 맏언니인 조권사님은 순에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조력자이십니다. 


사실 매운고추의 청양은 경북의 청송과 양양지역입니다.그래서 청양고추라는 이름이 지어졌지요. 

그런데 이 고추가 알려지기 시작하자 충남 청양사람들이 자신들이 고추를 심고 마치 충청도 청양이 매운고추의 산지인 것으로 홍보 했다고 합니다.고추밭을 조성하고 관광상품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수완이 대단하지요. 바쁜 일정중에 참석하신 담임목사님의 축복기도로 우리순의 교제는 더욱 활기를 띄었습니다.        

                             

자갈구이로 유명한 개군갈비에서의 점심   

개군갈비는 개를 구어서 만든 갈비가 아닙니다. 돼지갈비를 숙성해서 부드러워진 고기를 작고 까만 자갈위에서 구어내는 고기입니다. 담백하고 고소했습니다.잡내도 없었구요, 돼지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최인실 권사님도 맛있게 드셨습니다. 허윤숙 권사님은 발치를 해서 치아상태가 불편했음에도 불구하고 1인분을 너끈히 드셨습니다. 


카페포리의 커피타임

커피의 쓴 맛과 신 맛이 절묘한 균형감을 갗춘 브라질 원두의 향기에 푹 빠졌습니다.

첫 맛은 쌉싸했습니다. 입 안에서는 바디감이 가득 살아있었구요. 

마지막 신 맛의 풍미가 오랜 여운을 남겼습니다. 


커피 맛처럼 순원들과의 교제도 깊어졌구요. 풍성한 대화속에서 우리의 사랑은 폭염처럼 무르익어갔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전체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순장의 불찰입니다.


양평의 모꼬지는 전집의 첫 권입니다.

밤알이 토실토실 익어갈 무렵 2권이 펼쳐질 것입니다.

소풍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처럼 우리 순의 서오릉 가을 모꼬지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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