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흑진주이다. 여름 태양빛이 빛어낸 결정으로 인해 칭송받아 마땅하다
아침의 마알간 여명
작렬하는 정오의 빛
붉은 노을 쪼이고도
어찌 그리 검은 빛깔의 결정으로 여무는가
담대한 태양의 정열을
넓고 푸른 입새로 받아들이고
광란의 태풍 비바람에 정신을 잃어도
꿋꿋히 가지에 매달려 알알히 맺히는옹골찬 흑진주이여
가마솥에서 담금질하고
온 몸이 가루로 부수어져
증기에 푹푹 쪄야 나오는 한 잔의 에스프레소
그래서 너를 마시는 사람마다
한 없이 가슴이 뜨거워지나보다.
해처럼 환하게 웃으며
굴절없이 살아가나보다.
흑요석처엄 단단한 보석이 되어
영롱한 프리즘으로 빛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