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르고양은 화장실이 좋아!
고양이가 자라면서
기존 화장실이 점점 더 상대적으로 작아지기 시작했다.
고양이는 본래 오줌을 싸거나 응가를 한 다음에 모래를 덮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화장실이 고양이 몸 크기와 비슷하니까, 얘가 모래가 아니라 허공을 덮는 것이다.
허공을 계속해서 헤치거나 화장실의 플라스틱 벽면을 열렬하게 덮고서 의아해 한다.
‘왜 아무것도 안 덮이지?’
그럼 옆에서 보고 있던 인간이 대신 덮어주고, 평온해진 고양이는 그 자리를 떠난다.
그래서 지인이 나눠 주신 거대한 화장실.
소독을 거치고 새 모래가 들어 있는 이 화장실을,
제르고양은 대단히 마음에 들어 했다.
스크래쳐와 방석과 집과 이동장과 여름을 위한 대리석 매트를 버리고,
화장실 위에 올라가 있다.
화장실 아래로 앞발을 뻗어 소중한 듯이 도닥여주기도 한다.
모래 매트 위에 누워서 화장실에 머리를 비비며 즐기기도 한다.
화장실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는 고양이...
그래, 네가 즐거우면 됐다.
이라하는 저스툰에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라는 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만화가입니다.
고양이 두 마리,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31일 단행본 1권이 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