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하지 마라 인간.
우리집 2층 침대,
이곳의 2층은 첫째 고양이 나미의 영역이다.
마치 다른 곳은 둘째 제르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나미는 이곳에서만 편안하게 머무른다.
정말로 말 그대로 널부러져 잔다.
새끼 때에는 이런 식으로 배를 보여주고 자는 적이 몇 번 있었지만 이제는 거의 그러지 않는다.
하지만 오직 여기! 이곳에서만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배를 드러내고 자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감사하다.
너에게도 이 집이 편하구나.
다행이야.
중성화 수술을 한지 이제 스무 날 가까이 지났지만,
배를 밀어놓은 털 부분은 아직도 맨숭맨숭하다.
볼 때마다 혹시나 뒤늦게라도 덧나지 않았나 살피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괜찮다.
방심한 것처럼 널부러져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눈을 뜬다.
나라는 것을 알면 다시 눈을 감는다.
나를 믿어줘서 고마워.
실눈을 떴다가.
완연히 잠이 깬다.
저렇게 마음놓고 편하게 누워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단 몇 초뿐이다.
인간이 다가온 것을 알면 곧 발딱 일어나 배를 가리고 엎드린다.
그리고 손에 얼굴을 부비대며 제 냄새를 묻힌다.
여담이지만.
나미고양은 중성화 수술을 하고 급격히 체중이 늘었다. 본래 2.0kg 에서 2.2kg 를 오가던 고양이가 15일 사이에 1.9kg 에서 2.7kg 로 800g이 증가한 것이다.
본래 오전에는 습식사료, 저녁에는 건사료를 먹이고 있었다.
까다로워 습식사료도 20g 정도 밖에 먹지 않고, 건사료도 15-20g 정도밖에 먹지 않던 아이였다.
한껏 장난감을 휘두르고 놀아주어야 겨우 30g 정도를 먹는다.
수술 직후 처음에는 많이 먹어줘서 보양하라고 이것저것 챙겨주었는데 이렇게까지 살이 찔 줄이야...
급하게 찐 체중 때문에 나미도 몸이 무거운지 의아해 하면서도,
밤마다 계속 밥을 더 달라고 운다.
어떻게 먹나 지켜보려고 계속 줘봤더니,
이미 배가 불러 있는데도 계속해서 건사료를 먹다가 구토를 하더라.
결국 고민하던 끝에 이번 기회에 완전히 생식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습식사료와 생식을 섞어 주면서 건사료는 2-3일에 1회 주는 것으로 식이를 바꾸었다.
이제 일주일, 오전에는 닭고기와 야채를 섞은 자연식을 15g 먹고 오후에는 참치와 닭고기 파우치를 75g 정도 먹는다. 오후의 파우치는 이것저것 자주 바뀐다.
체중은 2.68kg으로 쬐끔 줄었다.
그래도 컨디션은 좋아 보여서 다행이다.
이라하는 저스툰에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만화가입니다. 고양이 2마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