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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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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라하 Oct 02. 2018

짓밟히는 아침

고양이의 발걸음

저녁에 핸드폰 알람을 맞춰 두고 잔다.


아침에 알람 소리가 울리면,

내가 아니라 고양이가 깨서 달려온다.


 

나는 알람을 끄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데,

이불 위에 고양이가 올라가 짓밟는다.



꾹 꾹 밟는다.


깨끗하지 못한 항문을 보여주며...

 


일어나라, 인간!



어서 일어나지 못할까!



이래도 안 일어나?



마음껏 인간을 밟고 나면

침대 난간 위로 올라가서 울부짖는다.



깨엑 깨엑

밥을 내놔라 께엑



오늘은 룸메이트인 Y가 밥을 꺼냈는데,

나한테 찰싹 달라붙어 꾹꾹거리다가.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자 바로 그리로 가 버렸다.


나를 깨우러 오는 것이 아니라

밥 주는 인간을 깨우러 오는 것이었구나.


웃음이 났다.  


이라하는 고양이 두 분을 모시고 사는 인간입니다. 만화를 그리며 먹고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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