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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라하 Oct 09. 2016

이번 주를 돌아보며

치열히 그러나 소홀히

직업 없이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에만 몰두한지 벌써 20여일이 넘게 지났다.


제일 걱정했던 것은 내 초심이 얼마나 단단히 오래 갈 것인지였다.

내 결심이 말랑말랑한 두부 같아서 사소한 욕망에도 금방 무너질지, 아니면 단단한 강가 돌 같아서 강물이 아무리 훑고 지나가도 천천히 둥글어지기만 할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거다.


그래서 시간가계부를 사용해 보기로 했다.


10월 1일부터 10월 8일까지 시간일기는 다음과 같다.


잠: 69시간 [36.1%]

창작: 57시간 [29.9%]

----------------------------

크로키 2시간 45분 [1.4%]

관련 수업 26시간 [13%]

기타 그리기 12시간 [6.6%]

대본 3시간 [1.8%]

구상 4시간 [2.5%]

콘티 그리기 7시간 [3.7%]

---------------------------

이동 11시간 [5.8%]

운동 9시간 [4.7%]

식사 9시간 4.5%

위생 5시간

독서 3시간

기록하지 않은 기타 시간 19시간


예전에 시간기록을 할 때 분 단위로 세세하게 기록하느라 스트레스를 꽤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기록 자체에는 스트레스 받지 않기로 정했다.

타이머를 켜지 않고 밥을 먹고 있다가 아! 가계부 안 썼다!

하는 생각이 들면 그냥 그때부터 기록한 것.


이 가계부 자체는 내가 집중하는 걸, 얼마나 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한 '흐름'을 보는 거니까

굳이 여기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1) 잠이 늘었다.

밤에는 그림을 그리다가 늦게 잠들고, 아침에는 꾸물럭 늦게 일어나 아침을 거른다.

규칙적인 시간에 일어나서 행동할 필요가 있다.

=> 다음 주 월요일부터 오전 행아웃 그림 스터디를 하기로 했다. 9시까지 로그인해서 같이 그리지 않으면 지각이고 월화수목금 할 예정이다. 그림 그리는 시간이 오전 집중력 좋을 때 5시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다음 달부터는 이 시간에 수업을 할 예정이므로...

=> 그 다음에는 7시에 일어나는 걸 목표로 할 예정.


(2) 그리는 시간

나에게 하는 질문.

시간 자체는 긴데 과연 그 시간 내내 집중해서 그리고 있는가?

내 집중력은 얼마나 되는가?

수업 시간이 왜 이렇게 긴가?

10분 수업하면 50분 그림 연습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수업 시간 자체가 너무 길다.


내게 하는 대답.

집중해서 그리고 중간 중간 모니터 말고 다른 데 보고, 스트레칭도 하고, 쉬면서 할 것.

한 그림에 집중이 안 되면 다음 그림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올 것.

하루에 최소한 3시간 이상 온전히 그림만 그리는 시간을 확보할 것.

수업 시간은... 월화수목금 일 4시간 토요일 3시간 + 1:1 레슨 및 튜토리얼 시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23시간+a가 된다. 이번 주엔 하루 결강했으므로 저렇게 나온 것.

월~금 하는 수업에서 배우는 것이 분명히 있으므로 힘들어도 잘 따라갈 것.


그리고 수업은 어디까지나 '이정표'일 뿐이다. 수업 시간을 즐기고 배우고 행복한 것은 좋다. 하지만 수업 시간에만 끌려다닐 수는 없다. 내가 원하는 길은 내가 다져가야 하고 수업은 가는 길을 도와주는 것뿐이니까. 내 이야기는 계속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3) 이동 시간

지하철 타고 이동할 때엔 킨들로 책을 읽거나 크로키를 할 예정.


(4) 운동

일주일에 2번은 남동생/개와 함께 낮에 산책할 것. 미리 시간을 빼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자전거를 타고 학원에 왔다갔다하는게 의외로 꽤 도움이 된다. 어느 정도 운동 시간은 나오네.


(5) 결론

규칙적인 시간에 일어나고 잠드는 것이 중요하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하거나 운동을 하는 것을 고려해 볼 것.


그래서...

2016년 8월 7일에 그렸던 그림.


그리고 같은 그림을 어제 다시 그렸다.


10월 8일.

조아라에서 연재하시는, 아주 좋아하는 작가님을 위해 표지를 그렸다.

부족한 점이 너무나 많다.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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