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much is your love?

by 이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힘은 막강하다. 대개의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며 더 많은 돈을 추구한다. 그러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극한의 상황에 닿으면 술을 마시거나 여행을 떠난다. 일탈은 이런 방황을 채워주는 늘 준비되어 있는 도구이다. 빌딩숲 사이로 빼곡하게 채워진 것은 식당과 카페이다. 직장인의 정신적 일탈을 위한 공간이다. 더 이상 직장인은 아니지만, 나 또한 매일 이 중 어느 곳을 갈지 고민하는 것이 주요 일과 중 하나이다. 그러다 멈추어서 생각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일하는 것일까. 처음에는 평생 해도 좋아할 것 같은 일이라서 시작했다. 그렇게 소설을 배웠고 IP 번역을 배웠다. 그런데 이제는 얼마나 버는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고 있다. 많이 벌 수 있다고 해서 시작한 일들이 아니었는데 어느새 그 모든 일들을 수치화하고 있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 질문을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돈으로 사서는 안되는 것은 어떤 것일까. 살 수 있어도 사서는 안되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문제는 대개 윤리적인 사안에 닿아있다. 인간으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직전에 올린 글의 푸아그라와 오르톨랑의 문제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매우 구식으로 보이거나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동화 <신데렐라>를 좋아하지 않는다. 왕자가 사랑한 사람은 무도회에서 마술로 잠시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신데렐라였을 뿐이다. 신데렐라가 아는 것도 단지 무도회를 주최한 사람이 화려한 성에 사는 왕자라는 사실일 뿐이다. 즉, 그들은 서로를 진정으로 알지 못한다.


아름다운 여성과 남자의 경제력으로 귀결되는 해피 엔딩은 내게 전혀 사랑 이야기로 들리지 않았다. 신데렐라가 마법의 도움이 없어서 무도회에 가지 못했다면, 왕자는 원래 모습 그대로의 신데렐라를 알지도 못했을 것이다. 신데렐라는 무엇을 꿈꾸며 무도회에 가고 싶어했던 것일까. 12시에 풀리는 마법에 걸린 신데렐라는 왕자의 무엇을 알게 되었을까. 오래 본다고 해도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한 눈에 반하는 사람이 꼭 정답은 아니다. 그 만큼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화책을 덮은 나는 생각했다. 현실 속 신데렐라는 왕자와 이혼했을 거야. 각자의 내면은 매일의 하늘처럼 다르고 또 다르다. 그 둘이 서로에 닿기 위해서는 교집합이 존재해야 한다.


이해는 노력이다. 그러한 노력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한 측면에서는 차라리 동화 <미녀와 야수>가 좀 더 현실적인 것 같다. 상대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평생 사랑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그 삶은 동화 <인어 공주>처럼 무한한 자기 희생에 닿아 있다.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늘 스스로를 내어준다. 상대의 행복을 위해. 다시 경제적인 문제로 회귀하고자 한다. 사랑이 아닌 자기 욕망을 사랑하는 사람은 사람을 만날 때 조건을 먼저 본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그것이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매우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조건을 섬세하게 등급화해서 결혼정보회사에서 좀 더 안전하게 소개를 받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명확히 말해서 그런 만남은 '사랑'이 아니다. 그저 또 다른 사회적 관계의 확장일 뿐이다.


사랑은 마치 인어 공주처럼 어느 정도의 희생을 수반한다. 그것은 단지 경제적인 문제에만 연결되지 않는다. 상대가 가진 무언가가 반짝여서 사랑에 빠질 때, 그것은 단지 돈이라는 한 가지 단어로 시작해서 끝날 수 없다. 생존은 중요하고 필수적인 문제이다. 하지만 나의 의식주로서 나의 가치가 결정된다는 관점은 지나치게 자본적의적인 시선이고 따라서 편파적이다. 인간은 현재 상태가 아닌 발전을 위한 노력과 가능성에 무게를 둘 때 훨씬 긍정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을 하는 것은 유의미하다. 내 존재의 의미가 또 하나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무언가를 해야 이유가 생긴다. 단지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를 위해. 한 번뿐인 인생에서 매우 행복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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