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랑 Aug 09. 2019

평생의 숙제, '멘탈관리'

청년 대상 강연을 진행하면서 많은 청년들을 만났다. 그러다 보면 자주 오는 청년들의 이름과 얼굴을 자연스레 외우게 되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내가 보는 청년들도 그랬다. 취준생으로 강연을 들으러 왔을 때의 모습은 많이 지쳐 보였다.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느껴졌다. 그러다 자주 오던 어떤 청년이 구매 직무 교육 과정을 듣고 멘토님의 지도를 받아 취업에 성공을 했다. 그 후 취업에 성공한 그 청년을 멘토로 초청해 현직자 멘토링을 진행했는데, 다른 사람이 왔다. 신입사원인 그는 일이 많고 고되지만 너무 행복하다고 전했다. 분명 같은 사람인데 얼굴이 달랐다.

그 후로도 자주 목격했다. 취업 전, 후로 나는 한 사람의 두 얼굴을. 그러면서 느꼈다. 그래 결국 평생의 숙제는 '멘탈관리'구나. 내가 나를 스스로 오롯이 세우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 해야 할 것을 명확히 하고 나 자신을 믿어주며 꾸준히 밀고 나가는 그것만이 답이구나.

남의 연애 고민을 들으면 청산유수로 조언을 하지만 정작 자신의 연애에서는 그렇지 못하는 것처럼 나에게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도 언제나 인정받고 싶었고, 나의 글을 쓰면서도 조회수와 라이킷에 연연한다. 그저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려고 맘먹었으니 글을 쓰겠다고 하고선 정작 내 속마음은 그렇지 못한가 보다.

지난 몇 주간 '아 이거다!'싶은 게 떠오르지 않았다. 글감으로 쓰려고 메모해 둔 여러 가지가 있었으나 그 글감 중 내가 글을 쓰고 싶게끔 맘을 움직이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이렇게 저렇게 뭉개 뭉개 구상을 하다가 키보드도 펴지 못하고 시간을 보냈다. 아니 몇 개의 글을 쓰지도 않았는데 벌써 쓸 글이 없다니.. 작가는 글렀구나 싶어 속상했다. 그러면서 괜히 브런치 메인에 올라오는 글들을 어떠한 질투심에 열심히 읽었다.(감히)

얼마 전 조카의 말에서 조금 충격을 받고 메모를 해두긴 했는데 그것을 어떻게 풀어낼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엊그제 언니 집 무료 영화 채널에 어바웃 타임이 올라왔길래 보면서 저녁을 먹었고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장면을 다시 보게 되었다. 집으로 올라와 씻고 스킨을 바르는데 떠올랐다. '아 그것과 연관 지어 글을 쓸 수 있겠다'라고 조금 어렴풋이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어제 대리 효도를 해주는 조카에 관한 글을 썼다. 썩 맘에 들지 않았으나 고치고 고치다가 '그래 내가 아직 초보인데 어떻게 꼭 맘에 드는 글만 쓰겠어~'라는 생각으로 발행을 했다.

올리고 몇 분 지나지 않아 한 명의 감사한 독자분이 라이킷을 해주고 구독도 해주셨다. 감사했다. 그리곤 통계를 봤는데 기타를 통해 나의 글을 본 몇 백건의 조회가 있었다. 평소 나의 글은 브런치를 통해서만 노출되고 검색이나 sns, 기타의 경로로 들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기타가 무엇인지 찾아보니 다음 메인에 글이 떠 그 경로로 글을 본 케이스였다. 천명이 넘는 사람이 조회를 했지만 라이킷은 없었다. '좀 더 다듬을 걸 그랬나? 역시 좀 별로였나?', '그래 나도 우연히 보게 된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일은 거의 없잖아' 등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신이 났다. 글을 쓸 수 있는 동력이 내 안에 있으면 참으로 좋으련만 나는 아직도 외부에서 나의 글쓰기 동력을 찾고 있었다. '내일 오후에는 꼭 한 편을 쓸 거야! 내일의 주제는 멘탈관리!'라고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오래간만에 푹 잘 잤다.

매의 눈으로 찾아낸 나의 글!

일희일비하지 않고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가 지금 하는 것에 목표 설정을 해야겠다. 언제까지 어떤 목표를 두고 그냥 한다. 기한까지 그것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의 플랜 B, C까지.(아마도 기한을 연장하는 계획이 될 듯싶지만) 지금은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때문에 외부의 압박이 없고 간혹 가다 생기는 외부의 동력이 무척 기쁘지만 이에 의존하면 안 되니까! 다음 주에는 그 고민을 열심히 해보아야겠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자신이 설정한 목표가 허황된 것이 아니라면 불안하더라도 묵묵히 하루하루 내가 해야 할 것을 하는 청년들은 결국에는 본인이 원하는 곳에 가있었다고. 지금 현재 어떠한 곳에도 속하지 않고 하루를 내 맘껏 쓸 수 있는 이 귀중한 시간에 나와 함께 스스로를 오롯이 세우는 연습을 함께 하자고!

그럼에도 외부의 동력은 너무 좋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