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러너

살기 위한 운동

by ㄹ ㅣ

요즘 꽤나 달리고 있다. 시간이 되면 오전에도 뛰고 밤에도 뛴다. 낮 시간은 더워서 피하는 편이지만 해가 지면 날이 선선해져서 달릴 만 해진다. 그러면 뛰기에 간편한 옷을 입고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공원으로 향한다. 공원 산책은 20년도부터 거의 3년째 쭉 해왔던 운동이었는데 오래 걸으면 허리랑 발도 아프고 운동 효과도 떨어지는 듯해서 올해부터 조금씩 뛰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오로지 건강을 위해서 뛰었는데 최근에는 잡생각이 많아지기도 하고 때로 우울한 날들도 좀 있어서 최대한 몸을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으로 나간다. 운동은 힘들다. 운동 자체도 힘들지만 일단 운동을 하려고 몸을 일으켜고 밖을 나서는 게 가장 힘든 부분이다. 그래도 다행히 그간 걷기 운동도 꾸준히 하고 수영도 다녔던 경험치가 쌓인 덕분인지 밖으로 나가는 첫 단계는 수월하게 넘기고 있다. 또 봄-여름으로 날씨가 온화한 편이어서 비가 오거나 너무 덥지 않은 날들, 바람이 간간이 불어오는 날들이 잦았던 이유로 편하게 운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운동을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지금은 이전에 해보지 못한 일을 하고 있는데 할 줄 아는 일이 없으니 출근을 해도 일을 한다는 느낌은 없지만 확실히 9-6시 업무 시간을 보내고 나면 이전의 식사 시간이나 운동 시간이 달라져서 쉬던 때보다는 운동 강도나 빈도가 줄어들었다. 또 나날이 뜨겁게 온도가 올라가더니 이제는 곧 장마가 온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이제 정말 적정한 온도에서 달릴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는 생각에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드는데.. 그래서 뛸 수 있는 날에는 웬만하면 뛰어보자는 주의로 운동화를 꿰어 신고 있다.


평소에 자주 우울하기도 하고 체력도 잘 떨어져서 운동을 하는 이유가 ‘건강’이라고 하지만 정말 살기 위해서 운동을 해야 한다는 걸 이제는 알기에 약간은 비실비실한 체질을 인정하고 기초 체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말 최근 들어 타고난 체질에 대해 많은 생각 하는데 태어날 때부터 강한 사람이라는 인자강 스타일부터 빼짝 말랐어도 지구력이 좋고 잘 아프지 않은 체질들까지 참 다양한 체질들이 있다. 나의 경우엔 키도 몸무게도 중간쯤에 있고 꼭 무슨 병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나이는 무시 못한다는 말처럼 지하철을 30분만 넘게 타고나면 지치는 걸 봤을 때 정말 저질체력이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그러니 앞으로 살 날을 위해서 건강하고 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꾸준히 운동을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도 수영, 걷기 운동 외에도 나름 홈트로 다져진, 잔잔한, 보일 듯 말듯한 복근까지 있긴 하지만 정작 실생활에서 도움이 된다든가 내 체질에 맞는 운동으로 체력이 상승됐다는 것까지는 아직 느끼기 힘들지만 분명한 건 그마저도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적은 운동이나마 하지 않았더라면 꼭 건강상의 이유로 큰 문제가 있는 게 아닐지라도 체력상 부치는 일이 더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하고 있는 운동들 중에서는 달리기가 가장 힘들다. 확실히 체감되는 운동량도 다르고 전신을 이용하다 보니 목표한 키로수를 채우고 나면 온몸의 열기로 한동안 얼굴이 붉어진다. 엊그제는 처음으로 5바퀴를 뛰었다. 그러고 보니 처음 공원 한 바퀴를 뛸 때만 해도 온몸의 무게를 느끼면서 모래주머니라도 찬 듯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을 옮기고, 숨이 차올라 헥헥대고 하던 것들이 이제는 많이 나아졌다는 걸 알 수 있게 되었다. 보통 러닝 초보들은 3킬로를 첫 목표로 삼는다고 하는데 이제 2.30 키로를 달리고도 더 달릴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느껴지니 3킬로의 고지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지금은 7월 8일 토요일 12시 40분, 글을 마치고 공원을 달리고 와야겠다. 오늘의 목표는 2.30 키로를 넘어서는 것. 2.50 쯤? 내일은 비 소식이 있어 달리지 못할 수도 있으니 달리고 와서 수정을 본 다음에 글을 올릴 것이다. 창밖을 보니 마침 먹구름에 그리 덥지 않은 러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내일 올 빗발에 새로 돋아난 새싹들이 부러지지 않기를 바라며 뛰어야지.


크아- 운동하고 나서 샤워한 뒤에 에어컨에 선풍기 바람까지 쐬니 바로 이곳이 무릉도원이다. 운동을 하고 나니 보람차고 마음도 가뿐해진 거 같은데 아쉽게도 오늘은 공원 새 단장 공사로 인해 원래 뛰던 코스보다 짧게 돌아야 했다. 또 어쩐지 몸도 좀 무겁고 해서 딱 5바퀴, 2.06킬로만 뛰었는데 그래도 3킬로가 머지않았으니 힘을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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