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어이하여 그 먼길을 돌아 이제야 오시었소
나는 예서 이제나 저제나 부는 바람에도 그대 인가하여
돌아보고 먼길을 하염없이 바라보곤 하였소
그대가 없는 날은 하늘 없는 구름 속을 나는 새와 같고
그대가 없는 날은 출렁이는 바다 위의 빈 배와 같고
그대가 없는 날은 느낌 없는 바람의 흔들림 같았소.
나는 그러하였거늘
내가 없는 그대는 어떠하였소?
아니 궁금하지 않소
그대는 지금 내 무릎을 베고 누웠으니
그것이면 되오.
나있는 곳을 멀리 돌아와서 내 곁에 잠든 그대여
그대는 숨소리도 고웁더이다.
자는 듯 쉬는 듯 평안함이 나를 행복하게 하더이다.
단잠이라도 깨울세라 저린 무릎에도 내려놓고 싶지 않더이다.
그대가 참 좋소.
그대여서 좋고
그대라서 무심한 나로 하여금 절로 웃음이 피어나게 하니 어찌 아니 좋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