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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국 Feb 24. 2016

나를 돋보이게 하는 진정한 무기를 찾아라

공익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게 된 계기


'배려'는 나를 가장 돋보이게 할 무기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실수를 통해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것이 삶이다. 중요한 것은 '이해'다. 상대방의 처지와 마음을 이해하고  행동했을 때 당사자는  '배려받았다'라고 느낄 수 있다.  사실 나 자신 챙기기에도 바쁜 세상이다. 그렇다 보니 남을 이해하고 배려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 어느 때 보다 소통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인 만큼 '이해와 배려'가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공익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기자의 일에 조금은 확신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 특별한 경험이 큰 원동력이 되었다. 생각해 보니 이 일이 나에게 잘 맞는 이유는 '배려'에 있었다.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듣는 것'을 더 잘하고, '나누는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과도 맞닿아 있다.   


어쩌면 '배려'는 나를 가장 돋보이게 할 무기일지도 모른다.   무한도전 못친소 특집에서 배우 우현은 이런 말을 했다.


"차츰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하다 보니 내 게도 무기가 있더라. 우리가 못난 것도 없지만 우리 못친소 친구들이 주는 상을 감사히 받겠다."


우현의 말처럼 사람 누구에게나 무기는 있다. 하지만, 나의 경험 상 이러한 무기는 젊을수록 더 스스로 깨닫기 어렵다. 누군가 나를 일깨웠던 것처럼, 젊은 청년들이 자신의 무기가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일을 또 다른 이가 해야 한다. 공익 콘텐츠 기자로 내가 해야 될 하나의 역할이기도 하다.  


공익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게 된 계기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블로그 기자단 활동을 하며 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 교수님을 인터뷰했던 경험이 있다. 함 교수님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준비한 질문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놨고 분위기도 좋게 흘러갔다.교수님의 대답은 막힘없었다. 모든 대답에는 경험과 연륜이 묻어났다. 


그렇게 1시간 인터뷰의 3분의 2가 지났을 때, 녹음을 하던 스마트폰으로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나는 전화를 받아서 "다음에  전화드리겠다"고 말한 후 전화를 끊었다. 전화 때문에 인터뷰 흐름이 잠깐 끊겼지만, 큰 문제가 될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녹음이 잘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스마트폰을 다시 들여봤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어찌 된 일인지 지금까지 녹음이 모두 사라져 있었다. 아니, 녹음이 안됐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던 순간이었다. 몸둘봐를 몰랐고, 차마 고개를 들고 다시 말할 용기도 안 났다. 그러다 작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교수님 녹음이 안돼었어요...."

교수님도 순간 당황하시고 반문했다.  

"정말 하나도 녹음이 안된 거야?"


나는 이 상황을 믿고 싶지 않았다.  당황 그 자체였다. 이미 내 멘탈은 흔들렸고, 이 순간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리고 잠깐 정적이 흘렀다. 그 순간이었다. 교수님이 내 눈을 한 번 보시고, 말을 이어나갔다. 교수님은 자신이 가르치는 과목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배려가 빛난 순간이었다. 교수님은 내가 당황한 모습을 느끼고, 잠깐 화제를 돌려서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내가 정신을 차리고 생각할 기회를 준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정신을 차렸다. 했던 이야기를 또 하는 것은 정말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제 빨리 머릿속으로 남은 15분 동안  이야기할 주제를 그려냈다. 다행이었다. 흔들렸던 멘탈을 붙잡고, 내가 다시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그때 나는 진정한 배려를 느꼈다. 실수를 이해해 주셨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줬다. 그 순간 만약 다그치거나, 실수를 꾸짖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그대로 난 무너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무너지지 않았다. 다시 시작했다. 15분이나 남아서 다행이었다. 참, 인터뷰할 때 전화가 온 것은 큰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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