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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국 Jan 18. 2017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의 재능교환

도시는 순환해야 한다

서울 성수동 서울숲 옆에 지어진 공익적 문화 공간 언더스탠드 에비뉴는 도시의 변화가 반영되어 새롭게 생겨난 공간이다. 예술가, 청년, 지역 소상공인, 취약계층 등에게 사회 진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공간의 독특한 점은 버려진 빈 땅을 정비하여 새롭게 세워진 가건축물이라는 사실이다. 유휴지로 남아있던 곳에 들어 선 푸른색의 건물들은 버려지는 해상 중고 컨테이너를 재활용하여 가치를 더했다. 

예술가, 청년, 지역 소상공인, 취약계층 등에게  사회 진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공익적 문화 공간 언더스탠드 에비뉴

이곳 언더스탠드 에비뉴에서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는데, 내가 접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페이퍼 아트로 만나는 서울숲 옆 동물원’이라는 전시였다.  당시 이 전시를 보며 종이 접기가 도시의 재생사업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한 번쯤 어렸을 적에 낡은 종이나 오래된 신문을 활용하여 종이 접기를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종이를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가지고 다시 창작 활동을 했을 때 종이의 쓰임새는 커지기 마련이다. 종이를 접고 색을 칠하여 새롭게 표현을 때 의미가 담기기고 가치가 생긴다.  


어떻게 보면 도시재생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흘러 수명을 다했다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색을 칠하고 시대 흐름에 맞게 새로운 날개를 달아야 한다. 옛것을 살리고, 새롭게 색 칠하는 도시재생에도 생기를 불어넣는 활동이 필요하다. 


나는 그 중심에 상생하고 공존하는 문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 감각의 아이디어를 지닌 청년 세대와 풍부한 경험을 지닌 기성세대가 함께 움직이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때 도시의 변화는 빛을 발휘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것을 믿는 우리들의 마음이다.


최근에 읽은 '도시의 역설,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책에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모든 것에 앞서 변해야 할 것은 우리들의 마음이다. 상생이 우리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길이라 깨달을 때, 우리는 더 이상 탐욕의 선동에 흔들리지 않고 비로소 우리들의 일터와 삶터를  아름답게 가꿔 갈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나는 도시를 숲의 생태계로 다시 보길 제안한다. 숲의 다양한 동식물이 서로 상생하는 하는 것처럼, 우리도 서로를 이끌어 줄 수 있는 사회 관계망을 도시에서 찾아보자. 도시에 속해 있는 다양한 계층, 연령 등이 함께 섞였을 때 다채로운 변화와 무한한 가능성이 생겨 난다. 그리고 우리 모두 다 같이 힘을 모을 때 도시는 건강한 선순환 방식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선순환 방식으로 성장하는 도시에 대한 상상


복합문화공간 카페성수에서 이지유 과학 논픽션 작가와 과학 북클럽 모임을 진행할 때 작가님이 쓴 『펭귄도 사실은 롱다리다』를 읽고 책에 나오는 다양한 동식물 가운데 자신의 상황과 가장 공감되는 이야기를 골라 모임에서 발표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내가 골랐던 야쿠시마 원숭이는 사슴을 타고 놀며 높은 나무의 열매를 떨어뜨리는 동물로 책에 소개되었다. 사슴은 자신의 등을 원숭이에게 빌려주는 대가로 땅에 떨어진 열매를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사슴과 원숭이의 관계처럼 도시에 속해 있는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섞여 재능을 교환할 때 다채로운 변화와 무한한 가능성이 생겨난다. 그리고 우리 모두 다 같이 힘을 모을 때 도시는 건강한 선순환 방식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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