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사진 기술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by 이상국

퇴사 후 아마추어 기자로 문화 커뮤니티 공간에 관심 갖고 취재하며, 도시를 지탱하는 사람들의 삶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그리고 그들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바라보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서로 어깨동무하고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걷는 젊은 청년들의 발걸음도, 이제는 지팡이의 힘을 빌려 오르막을 오를 수밖에 없는 어르신의 모습도 그들 모두의 삶은 가치 있고 존중받을만하다.

이화마을 물고기 벽화 위를 걷는 할머니의 모습,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발걸음을 사진으로 담아 남기는 일은 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출발일 수도 있다. 동일한 장소에서 모두가 같은 사진을 남기는 것은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내는 기성화 신발과 다르지 않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사진을 찍는 것, 그것이 결국은 내 인생을 작품으로 만드는 일이다.

아마추어 기자로 사진을 찍으면서, 내가 어떤 사진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인지 미리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진을 촬영하며 내가 무엇을 그려낼지 의식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릴 주제를 잡지 않고 움직이면 눈앞에 보이는 것도 놓치기 마련이다. 사진에 나의 가치관, 철학, 태도 등이 담길 때 빛을 발휘한다. 스스로 사진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 되물어야 한다. 사진에 내 의견이나 견해가 스며들 때 비로소 관점이 생긴다.


관점이 완벽해도 타이밍을 놓치면 사진은 항상 2% 부족함이 나타난다. 그래서 시각과 시점이 중요하다. 사진을 찍을 때는 시각과 시점을 이해하고 움직일 필요가 있다. 어디서 바라볼 것인가? 또, 언제 찍을 것인가? 같은 장소라도 높낮이에 따라 느낌과 분위기가 다르다. 각도를 바꾸면 새로운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느껴지는 분위기가 천차만별이고, 기후에 따라 나타나는 상황도 각양각색이다. 햇빛이 부드럽게 비추는 아침과 하늘 아래 붉은 석양이 물드는 저녁 풍경은 또 다른 정취가 느껴진다.

어르신이 짊어진 삶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비오는 날의 서울숲길 골목 풍경, 소셜벤처거리로 유명한 서울숲길 골목은 가끔 아이들 놀이터로 변한다
무더위가 맹위를 펼쳤던 여름의 북촌 관광 안내소 앞 풍경

우리의 인생도 그렇다. 삶은 살아가는 순간순간마다 카메라 셔터 누르듯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흔적을 남기는 순간이 온다. 함박눈이 오는 겨울에만 찍을 수 있는 발자국도, 여름에 내리쬐는 뜨거운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들고 있는 양산의 그늘도, 늘 자연과 인간이 만나는 순간의 흔적이 남는다. 그때를 잘 포착하여 움직일수록 추억의 순간을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인생이 예술이 되는 사진 기술


어제의 풍경이 아무리 아름다웠다고 해도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때에 맞는 아름다운 순간을 나만의 시선으로 렌즈에 잘 담을 때 비로소 인생은 빛을 발휘한다. 찰나의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방법은 잘 낚아채는 삶의 일상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다.


특별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 예술을 하는 게 아니라, 사진으로 그림으로 글로 아름다운 순간을 잘 낚아내는 일상 기술을 가진 사람이 곧 예술가가 아닐까 싶다. 남들과 다른 나의 시선으로 삶의 기술을 잘 터득할 때 인생은 예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