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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국 Dec 25. 2018

하고 싶은 일의 의미 발견하기

사람을 이롭게 사회를 따뜻하게

스물아홉의 나이에 청년활동가로 소속되어 있던 회사의 일을 그만두고 나는 낯선 곳으로 기차 여행을 떠났다. 홀로 여행하던 중 지리산 노고단에 오르기 위한 목적으로 우연히 찾았던 구례의 작은 게스트하우스에서도, 다음날 순천 문화의 거리에서 들린 카페에서도 나는 손님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따뜻한 배려를 받았다. 

구례 게스트하우스 '구례옥잠'
순천 원도심 문화의 거리

사실 대단히 특별한 대접을 받은 것은 아닌데 공간이 주는 편안함, 그 공간을 만든 사람들의 세심함이 곳곳에서 특별하게 느껴졌었다. 짧은 여정 속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일상으로 돌아온 나의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지리산 노고단에서 바라 본 일출

2015년 가을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와서, 보다 자유로운 삶을 보내기 위해 경험하지 못한 여러 활동을 동시에 시작했다. 기자의 이름으로 일하며 소셜벤쳐 기업가나 예술가 등을 취재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었고, 1주일에 이틀은 ‘꿈아날자 강사’라는 이름으로 지역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교육 활동을 하기도 했다. 


또한, 지역에서는 동네 주민으로 공동체 속에서 더 나은 마을을 만들고자 하는 주민들과 어울려 마을 사업을 꾸렸다. 이외에도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가정 내 아동방임 문제에 관심 갖고 교육 분야 소셜벤쳐 창업을 시도했으며, 작가로 틈틈이 나의 경험을 에세이로 쓰기도 했다. 그리고 지역에서 동네 청년반장으로 활동하며 사회 진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삶에 깊이 있게 다가가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이 모든 경험의 대부분은 계획하거나 의도한 일은 아니었다. 지역 사회 안에서 정서적으로 유대감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새롭게 만들어졌다. 

지리산 노고단

만약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면 모두 느껴보지 못했을 경험이다. 빠르게 달리던 순간에 잠시 멈췄기에 세상을 더 자세하고 선명하게 바라 볼 수 있었다. 빠르게 달리면서 바라보는 세상과 잠시 움직임을 멈춘 상태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분명 다르지 않을까. 나의 경우 일을 그만두고 잠시 멈췄던 순간을 기점으로 삶을 바라보는 눈이 변화했다. 동네 주민, 사회 진입을 준비하는 청년, 지역 아이들 등 수많은 사람들이 처한 입장이 한 곳에 모여 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되었고, 지난 세월에 겪은 경험들은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는 계기가 되었다.


덴마크의 혁신학교 ‘카오스필로츠’ 설립자인 우페 엘베크는 다양한 일을 경험하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지닌 대표적인 사람이다. 그는 덴마크 대안당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전직 문화부 장관이다. 이외에도 그는 교육자, 기업가, 사회활동가 등 다양한 수식어로 표현되고 있다. 우페 엘베크의 첫 직업은 사회적 문제로 나타났던 소외된 갱단의 청년을 돌보는 일이었고, 다양한 직업을 갖기까지 한 번도 커리어를 계획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성공적인 직업 커리어를 가질 수 있었던 비밀은 ‘의미 두기’에 있었다.

2017 아시아 사회 혁신가 포럼 취재

실제로 그는 <2017 아시아 사회 혁신가 포럼>에서 다양한 일을 하게 된 건 단지 일에 의미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인생의 전환 시점에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일에 의미를 발견하고 찾는 것이다. 나의 경우 사람을 이롭게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 일의 가치에 의미를 두고 다양한 경험을 했다. 역사 문제에 관심 갖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었던 경험, 아동방임 문제에 관심 갖고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시도를 했던 사례도 일에 의미를 부여 했기에 지속 가능했다. 그 과정에서 함께 사는 방법을 배우기도 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나를 보기도 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이루기 위해서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한테 의미 있는 일이어야 오랫동안 즐겁게 지속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하고자하는 일이 사회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으면 금상첨화다.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서 평소 생각도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일은 우리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나와 공동체, 더 나아가 사회에 의미있는 일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야 말로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순천 문화의 거리 '카페로보트' 인터뷰

밤이면 심야식당으로 변하는 카페

http://naver.me/GIvcQIKR

아시아 사회혁신가 포럼 취재

공정무역커피로 사회적기업 창업한 태국 청년

http://naver.me/GSp2DS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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