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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아트 Feb 19. 2019

프리쉬 라 벨 드 메 - 소통, 그 중심

이상아트의 예술 읽기 2편  - 예술과 도시 재생

프리쉬 투와테라스의 전경. (사진출처 = 프리쉬라벨드메)


도시 재생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80년 이후부터이다. 도시 재생이란, 상대적으로 낙후된 도시에 기능을 새롭게 부여함으로써 다시금 부흥을 꾀하는 것을 의미하곤 한다. 과거 기계 산업 위주에서 현대의 IT, 하이테크 등 신(新)산업 구조로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 영역의 확장에 의해 불가피하게 남겨진 장소들이 그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의 프리쉬 라 벨 드 메(Friche la Belle de Mai) 역시 1990년대 초반에 시작된 도시 재생 사업 중 하나로 유럽에서도 문화 예술을 통해서 지역 재생을 이룬 성공적인 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프리쉬 라 벨 드 메는 프리쉬(Friche)라는 미개간지, 황무지를 뜻하는 불어 단어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항구 도시인 마르세이유의 3구에 위치한 동네인 라 벨 드 메(La Belle de Mai)의 명칭을 합한, 프랑스의 사회적 기업을 가리킨다. 이 기업은 폐허가 된 옛 담배 공장 부지에 예술가들의 자발적 참여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이들은 무엇보다도 정부 및 공적 기관 주도가 아닌 자발적 민간 주도형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지역은 12헥타르에 달하는 대규모 단지의 모든 장소가 예술 창작과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대중에게 열려있다. 또한 60여 개 이상의 문화 예술 관련 기관들이 상주해 있으며, 약 400여 명 가량의 제작자, 근로자, 예술가 및 기술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창립할 당시의 기본 이념은 예술가와 도시, 그리고 그들의 도시라는 개념이었다. 즉 예술만을 위한 예술이 아닌, 예술을 통해서 장소의 가치를 창출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특히, 예술가를 지역 사회의 전문 직업군으로 상정함과 동시에 그들의 경제 활동 역시 주요 인자로 받아들여 상호간의 역학관계를 도시 재생에 있어 주요한 시스템으로 삼게 되는데, 이는 예술활동의 경제행위 유발이라는 측면에 있어 예술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프리쉬는 예술가들과 함께 쇠퇴한 도시의 문화 활동을 개발·정비하는 작업을 기본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해당 지역의 문화 예술 관련 산업 제작자들에 대한 지원 역시 장려하는 등 예술가들의 역할을 도시 미화 작업의 한 부분으로 한정하지 않고 사회·경제 발전의 중심축으로 설정하여 도시가 보다 근본적인 시스템으로 구동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기본 바탕이 있었기에 현재로써 성공적이라 평가받는 프리쉬 라 벨 드 메는 문화 예술 복합 단지를 시작했던 초창기 개념과 지역성에 근거한 맞춤형 프로젝트들, 그리고 보다 근본적이지만 지속 가능한 국제적 네트워크 시스템들을 통해서 도시 재생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대규모 국가 정부 예산이 투입돼 건립된 박물관이나 미술관들은 물론 각종 문화예술기관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는 관련 기사들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는 요즘이다.

예술을 통한 지역재생의 경우, 통상적으로 고려되는 지역적인 특수성이나 한계에 대한 논의와 접근도 중요한 사안이나, 무엇보다 근간이 되는 예술의 의미, 그리고 예술가들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 등에 대한 명확한 논의와 이해가 예술가와 지역에서 원활히 이루어질 때 예술을 통한 지역 재생이 안정적으로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상미 이상아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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