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유상철
유상철 선수가 죽었다. 그의 나이 50살. 반 백년을 살고 흙으로 돌아갔다. 2002년 11명의 축구선수가 전 국민에게 준 감동과 환희는 전례없는 동시대가 기억하는 추억이다. 이탈리아전이 열리던 토요일을 아직도 기억한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모두와 얼싸 안았던 기억. 국민 영웅 중 한명이었던 유상철 선수는 그 이후 20여년간을 더 살았다. 유명세와 인정받은 능력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었을지 모른다. 자연인으로서 자녀를 낳고 양육하기도 하고,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겠지. 더 큰 집으로 이사하며 기분이 좋았을까? 천하의 별미도 먹어보았을 것 같다. 선수로서 월드컵을 출전하고, 축하가운데 은퇴하고, 어린 선수를 육성하고, 감독일을 통해 만족스러운 커리어를 가졌을 수도 있다.
투병중이던 그에게 건강한 1주일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 지 묻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그는 대답했다. 이강인 선수가 훈련하고 경기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보고 싶다고 했다. 20억을 더 벌고 싶다. 유럽여행을 하고 싶다. 푸른 한강에 유유히 흐르듯이 떠다니는 하얀 요트를 사고 싶다고 하지 않았다. 이런 것이 아니였다. 소름돋는 관중의 함성을 듣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은 것도 아니였다. 조용히 자신이 육성한 한 선수의 일상을 보고 싶어했다. 그에게 의미를 주는 일을 하고 싶어했다.
내가 유상철 선수와 같은 나이에 죽는다면 내겐 15년이 남았다. 14년 동안 돈 벌어서 마침내 집 문서를 손에 쥐고 마지막 한 해에 뿌듯하게 죽음을 맞이할 것 같지 않다. 사람의 시선과 인정을 만족시키기 위해 살 수도 없다. 더 즐기고 놀기 위해 시간을 쓸 수 없다. 나를 알아야겠다. 나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아야겠다. 스스로 물어야겠다.
존재를 밝히기에는 우리가 너무 모른다. 끝없이 찾아보지만, 그 물음의 답은 아직이다. 그래서 새로이 질문한다. 우리는 궁금하다. - 벤자민 시스코 소령, <스타 트렉:딥 스페이스 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