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서버하기

by 재희

레스토랑 서버로 일했다. 브런치 레스토랑. 대학 때 살던 도시에 돌아와 새로운 일을 해야만 했다. 컴퓨터 앞에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일은 내게 맞지 않았다. 서버를 시작했다. 할 이야기가 많지만 거두절미하고, 너무 좋았다. 처음 서버 일을 매운 브레스토랑에는 백인이 절대적으로 많고, 히스패닉과 블랙도 많았다. 아시안은 소수. 생소한 아메리칸 브렉퍼스트였다. 미국 김밥천국이라고 하면 될까.


음식이 주방에서 나오는 일종의 창구인 엑스포에 서서 줄줄이 나오는 음식과 티켓을 매칭시킨다. 미국 사람들은 베리에이션이 많다. 기존 메뉴에 모를 더 넣고, 모는 빼주고.. 이런 게 참 많지..


서빙 트레이에 한가득 넣고, 하나하나 테이블 놓아줄 때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행복하다. 약간 쓸모 있는 인간이 된 기분이랄까.


사람 만나는 일이 가장 내게 맞다. 손님들을 보면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휴일에 온 흑인 모자. 엄마는 피곤해 보이고 아들은 맥아리가 없다. 어떤 걸 주문하실래요 물으면.. 이것저것 고민하더니 오늘은 자기 생일이니까 먹고 싶은 거 먹는다고 한다. 그래도 조촐.. 키친에 이야기해서 생일 크레잎을 만들어 주니 너무 아이처럼 좋아해서 마음이 찡했다..


엊그제는 처음으로 트렌스젠더 손님을 서빙했다. 4인 가족이었는데 딸이 이쁘다고 생각했다. 이것저것 이야기하면서 바로 알았다. 트렌드젠더구나. 엄마가 딸(아들이었겠지?)을 알뜰이 챙긴다. 그녀는 키가 6'2는 되어 보였고 이뻤다. 종교나 사회통념을 떠나 수용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런 삶의 이야기들이 보인다. 시간당 30만원 벌 때보다 만족도가 높다.


아침에 들어온 수줍고 작았던 아시안 커플. 체크를 프린트해서 'Thank you'라 적었다. 그 커플이 남긴 작은 문구. 아주 스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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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기회로 여러 레스토랑을 돌아가보며 일했다. 4번째 식당이다. 각기 다른 레스토랑 분위기와 팀워크를 경험하고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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