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원쌤 Jun 20. 2021

빛나지 않아도 응원해요!

#교사

세상은 보이지 않는 힘으로 움직인다!


세상을 움직이는 진짜 힘은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있다 생각해요.

빙하의 경우에도 물 위로 보이는 부분 보단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크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죠. 




그런데 세상은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인정하지 않아요.


이게 참 아이러니 한 부분인데…

보이지 않는 부분이 존재함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고, 그것으로 많은 것들이 움직임을 모두 알고 있지만 그것을 앞세우진 않아요.

이런 현상이 부당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세상의 법칙이 그렇다고 이해해야 할 것 같아요.

당장 나 자신을 보아도 보이는 것에 먼저 반응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이니까요.


학교에서도 당연히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죠. 예를 들어볼게요.


A라는 학생이 있어요. 이 학생은 주변 환경에 어려움이 많아요. 그래서 누군가 잘 돌봐줄 사람도 없이 혼자 모든 것을 해야 하는 학생이지요.

그러다 보니 쉽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지 못해요. 그래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자신이 가진 능력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가요.

부모님은 당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에도 벅차 하시기에 아이에게 신경 쓰지 못하는 입장이지요.

그때, 한 선생님을 만나요.

그 선생님은 이런 학생의 배경엔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그저 자신이 지금 만나서 함께 지내는 학생이 보였고, 그 학생 스스로가 가진 잠재력을 잘 표현하고 있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학생의 잠재력을 깨워주려고 노력하시죠.

선생님 입장에선 어떤 학생이건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며 지내길 원하셨던 것이죠.

그러다 보니 어느새 A학생은 선생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반응하며 자신을 알아가게 돼요.

그런데 이런 A의 변화는 한꺼번에 짠 하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에요. 천천히 하지만 아주 깊은 곳의 변화를 이끌어내지요.

사실 이런 변화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학생의 부모님이실 거예요. 선생님은 학생의 부모님에게도 다양한 이야기를 거의 매일 하며 학생의 성장에 필요한 것을 알려주셨으니까요.

학생의 부모님 입장에선 자신이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선생님이 하나씩 알려주시고 이끌어주시니 고맙다는 말밖엔 할 수 없었어요. 진심으로 말이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1년이 다 되었어요.

A학생은 어느새 많은 부분이 달라져있었어요. 수업시간 의기소침해하던 모습이 아니라 당당하게 손을 들고 자신의 이야길 발표하고 있었고, 공부에 집중하는 방법을 배워서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학생은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가 마냥 기뻤고 그 변화의 흐름을 붙잡고 열심히 노력했어요.

옆에서 지켜보던 부모님의 마음도 마찬가지로 좋았죠.


그런데,


학생은 자신의 변화를 이끌어 주신 선생님을 어느새 잊고 살았어요. 학생의 부모님도 어느새 생업에 집중하느라 선생님에게 연락하지 못하였지요. 

선생님과 A학생 사이에 있었던 수많은 일들과 노력과 시간들은 두 사람만의 일로 남았어요. 주변의 친구들도, 주변의 다른 학부모님들도 잘 몰랐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A학생은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갈 힘을 그때 얻었다는 것이죠. 당연히 그 선생님도 새롭게 만난 다른 아이에게 집중하고 계셨고요.


학교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요.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 아이 한 명의 가능성을 믿고 혹은 자신이 맡은 아이들의 가능성을 믿고 잘 보이지도 빛나지도 않는 일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하는 선생님들 말이죠.

아이의 변화는 느리지만 분명히 조금씩 있었지만 그 모든 영광은 아이 본인에게 돌리는 선생님들 말이지요.


A학생은 바로...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선 이렇게 보이지도 빛나지도 않는 일을 저에게 쏟아주셨어요.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선생님의 행동 하나에 전 많은 것이 달라졌지요.

하지만 그땐 선생님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헌신을 제대로 알지 못했어요.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선생님의 고마움을 깨닫게 되어 죄송해요. 그때서야 선생님을 찾아보았지만 찾지 못했어요. 하지만 선생님의 그 마음을 지금의 저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엔 보이지도 빛나지도 않지만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하고 했을 때 우리 모두가 안전해질 수 있는 일을 하고 있겠죠.

지금 당장 보이는 것에 응원을 보내는 것과 동시에 잘 보이지 않고 오랜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는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가져봐요.

아마 그 응원이 어느 날 자신에게 쏟아질 때가 있으리라 믿는답니다.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은 박수받을 자격이 있다.” - 원더 영화 대사 중


작가의 이전글 천천히 하지만 제대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