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의 탄생을 출간하며...
저번 글에서 책을 출간한다는 것이 가진 의미를 잠시 이야기했습니다.
책을 출간하며 - 참고 글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단순히 저자의 만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출판사의 노력과 투자에도 신경 써야 함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책을 출간할 때 책의 얼굴이 될 수 있는 표지 선정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사실 제 이름으로 출간된 첫 번째 책인 '교육과정콘서트'의 표지는 어떤 협의의 과정이 있었다기보다는 출판사에서 정해주시는 것을 그저 따랐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책 표지가 그리 중요하다 생각하지 못했고, 첫 번째 책을 출간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정말 많은 분들이) 제 책을 보셨고 많은 피드백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중에 이런 피드백도 있었죠.
"와, 선생님이 그 책(교육과정콘서트)의 저자셨군요. 전 그 책 표지만 보고 그냥 책장에 꽂아만 뒀는데 꺼내서 읽어봐야 하겠어요. 고마워요."
이런 피드백을 몇 번 받다 보니 책 표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가지고 정말 정성을 다해 쓴 '교사의 탄생'을 출간할 땐 이런 제 생각이 반영되어 표지 선정에 훨씬 더 많은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출판사에도 여러 가지 요구를 하게 되었고 출판사에서도 이런 제 요구를 정성스럽게 받아주셨습니다. 그래서 작가에게 부탁하여 특별한 책 표지를 디자인해 보내주셨습니다.
이 표지의 첫 느낌은 너무 가볍다는 것이었습니다. 순정만화의 표지 같았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제 책의 내용은 굉장히 무거운 내용이었고 그래서 표지와 내용이 따로일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책 표지로 선정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던 표지가 맞습니다. 하지만 표지를 그려주신 작가분의 디테일과 책 내용을 생각하며(핑크색안경과 가슴에 안고 있는 백조의 모습 등) 그려주신 그림 속 작가의 마음이 저에게 이 표지를 선택할 용기를 주었습니다. 물론 이 표지에 대한 호불호도 있었겠지만 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표지입니다.
"교사의 탄생 책 표지는 너무 만화 같던데? 표지에 나온 사람이 이 선생 맞지요?" 라며 웃으며 이야기하시는 선배님들을 만나면 "아니에요. 전 그렇게 멋진 교사가 아니잖아요. 그냥 교사라는 직업을 꿈꾸는 모든 교사의 모습을 대표하는 것일 뿐입니다.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계속 그러시면 정말 부끄럽습니다."라고 겸연쩍게 이야기해야 했습니다. 그랬기에 이번 책을 준비하면서는 표지에 대한 생각이 더 많았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였기에 다른 책들의 표지 디자인을 자세히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책 표지에 제가 그린 그림을 활용하면 어떨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 책 내용 중 등장하는 그림들은 거의 다 제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기에 가능한 것이었죠. 그래서 그림 중 가장 멋져 보이는 그림을 활용해 혼자 디자인을 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어설프지만 나름 제가 그린 그림을 활용한 표지를 만든 후 출판사 사장님께 카톡으로 보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재미있는데요?"라는 답이었고 다른 반응은 없었습니다. 표지 디자인의 길이 멀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죠.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다른 모습의 디자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린 그림을 활용하여 여러 가지 버전을 만들었죠. 제 사진도 넣어보면서 말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표지 디자인을 출판사 사장님께 다시 보냈습니다. 이번엔 "와우"라는 감탄사를 듣긴 했지만 그 이상의 반응은 얻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책은 출간을 위해 첫 번째 교정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표지에 대한 논의도 나온 상태라 그만둘까 고민하다 다시 한번 더 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엔 제 사진이 아니라 제가 직접 그린 저의 캐릭터 그림을 넣어보았습니다. 제가 예전에 찍어놓았던 아이들과의 활동 사진을 활용한 그림도 그려서 넣었지요. 이렇게 하고 나니 왠지 괜찮아 보였습니다. 이 표지 디자인을 사장님께 보냈을 땐? "와! 이젠 표지 디자인까지 직접? 좋은데요?"라는 반응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전문 작가에게 의뢰해 놓았다는 이야기도 하셨기에 큰 기대를 하진 않았습니다.
처음 책을 출간 하기로 하고 원고를 넘겼을 때 2월 20일을 출간일로 잡았습니다. 그 시간이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교정하는데 시간이 더 걸렸고 표지 디자인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미 교정도 다 끝난 상태인데 나오지 않아서 기다리던 중에 연락이 왔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이 디자인 한 표지 디자인에 사용된 선생님 캐릭터 그림과 아이들이 앉아있는 그림 보내주실 수 있으신가요?"
당연히 그림을 보내드렸고 그 그림을 활용한 표지 디자인이 저에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작가님과 진행하던 것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그린 디자인을 참고하여 디자인이 된 것입니다.
제가 디자인했던 표지와 비슷하지만 더 간결하고 더 명확하게 보이는 디자인이었습니다. 이 상태로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왠지 표지 배경색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의 색인 "클래식 블루"를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선 이런 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클래식 블루를 배경으로 하는 지금의 책 표지를 만들어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책 표지를 보며 예쁘다고 해 주십니다. 책 표지만 예쁜 책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도 예쁜 마음이 생길 수 있는 책이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