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원쌤 Jun 07. 2020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

혼자만의 가상 인터뷰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행정의 뒷받침이 시급”
“학교와 교육의 진정한 의미 돌아보는 기회로”

온라인 수업은 예고 없이 다가왔고 그로 인한 여러 가지 한계와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 벌어질 수 있음을 생각하며 앞으로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바를 대비하기 위해 현장의 교사들은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 학생들의 교육활동을 위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000 교사는 “기존의 수업과 더불어 온라인 수업이 어떻게 함께 공존할지 고민해야 한다.” 며 학교에서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다.

*Q : 장기간 온라인 수업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
“장기간 온라인 수업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와 학교에 엄청난 변화를 강제로 준 일이 되었다. 잠시 동안만 온라인으로 수업하고 곧바로 학교에 나와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던 아이들과 교사들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3월과 4월을 맞이해야 했고, 직장일로 바쁨에도 아이가 집에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워하는 부모님들 또한 생각지 못한 어려움 속에 시간을 보낼 수 밖엔 없었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이런 변화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여야 했고 그 속에서 변화를 받아들이는 사람들과 거부하려는 사람들로 나눠지게 되었다. 어쩌면 이런 상황에서 가장 유연하고 잘 대처한 쪽은 학생들이다. 이미 학생들의 삶 속에 온라인 세상은 기존의 어른들보단 더 깊이 구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들의 세상을 이번 기회에 어른들도 참여하게 된 것이 이번 코로나 시대의 또 다른 모습이라 생각한다.”

*Q : 이전에도 인터넷 강의로 온라인 수업은 익숙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유튜브를 많이 본다고 한다.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기존의 어른들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본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렇게 아이들은 동영상으로 대표되는 매체에 익숙하다. 특히 온라인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외국어 교육의 경우 외국의 교사와 직접 화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고, 학원들도 오프라인만 고집하지 않고 더 넓게 학원의 영역을 넓히는데 온라인을 사용하는 것 같다. 우리 학교에서 주로 쌍방향 소통의 도구로 사용하는 “줌”의 경우도 학부모를 통해 이미 학원에서 줌으로 수업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수가 상당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래서 줌으로 영상수업을 진행할 때 큰 어려움이 없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더 익숙하게 적응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저학년의 경우는 좀 다르다. 초등의 경우 저학년은 스마트폰 자체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부모의 도움이 초반엔 적극적으로 필요했다.”

*Q : 학습격차의 원인은 뭔가.*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었을 때 사실 가장 걱정하던 부분이 개인별 학습의 속도에 대한 부분이었다. 한 교실에서 같이 수업을 할 때에도 학생들 간의 학습 수준은 이미 차이가 상당한 경우가 많다. 원어민의 말을 직접 알아듣고 반응하는 친구와 영어 단어를 천천히 익혀야 하는 아이가 같은 공간에 있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인 글의 구조에 따라 글을 쓰는 친구와 자신의 감정 정도를 간신히 표현하는 아이까지, 교실은 다양성이 공존하는 학습터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교실이라 하더라도 교육이라는 가치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함께하는 배움이 가진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교육의 중요한 목표이고 교실에서 서로 묻고 도와가며 함께하는 수업을 통해 서로의 간격을 좁혀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의 경우 철저히 혼자만의 공간에서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쌍방향으로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 줌으로 아이들과 소통을 해 보면 서로 마주 보고 이야기할 때마다 느껴지는 딜레이(영상과 음성의 지체) 현상이 생각보다 스트레스다.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 소통에 대한 흥미는 급속하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이 모든 어려움이 온라인 수업 때문이고, 개인별로 할 수 밖엔 없으니 그냥 어쩔 수 없다고 둔다면 학습 격차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온라인 수업이지만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온라인 수업이 디자인되어야 한다.”

*Q : 온라인 수업시대에 교사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온라인이라 하더라도 서로가 함께하고 있음을, 수업에 진지함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온라인 상에는 다양한 자료가 넘친다. 아주 전문적인 내용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용이 좋고 멋져 보이는 것이 지금 내가 만나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그렇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일 수 있다. 교사는 누구보다 먼저 자신과 함께하는 아이들이 어떤지 파악해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 아이들에게 가장 적절한 수준의 자료를 제시해 주어야 한다. 동시에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주고 그것에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고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온라인에서 아무리 좋은 자료라 하더라도 교사가 직접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듯이 만든 자료보다 훌륭할 수 없다. 아이들은 학습하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라인 수업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교사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 혼자 하기 벅차면 동학년이 똘똘 뭉쳐 학년의 콘텐츠를 생산하여 아이들의 반응을 살피며 학습을 조직하고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하려면 어려움이 오프라인 대면 수업보다 더 크다.”

*Q : 장기간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습격차를 보완할 방법은.*
“온라인 수업을 하며 가장 크게 다가온 부분은 생활리듬이 학습리듬과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었다. 매일 진행되는 온라인 수업을 일정한 생활리듬을 가진 아이는 쉽게 그리고 의미 있게 수행할 수 있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일정한 리듬이 있기에 극복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생활리듬이 깨져 있는 아이의 경우, 학습능력이 있어 보임에도 학습을 잘 수행하지 못해 결국 수업의 결손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경우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교사는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며 전체적인 안내를 하되, 일정 기간이 지난 후부턴 개인별 피드백을 온라인으로 하는 것이다. 개인별 피드백은 때로는 쌍방향 소통을 도구로 삼아서 하기도 한다. 줌으로 아침부터 오후까지 하루 종일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하며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이다. 다른 친구들은 의문이 있거나 할 때 선생님에게 채팅으로 물어보기에 그것에 대한 답변도 가능하다. 하루 종일 수업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며 알게 되는 점을 부모와 함께 나누며 교사로서 제안할 부분들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한 사람 혹은 두 세 사람의 학생들과 시간을 보내고 나면 현저히 학습태도가 좋아지고 학습의 결과물도 좋아진다. 어쩌면 온라인 수업을 통해 학생 개개인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도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이러한 학습 격차의 해소를 위해 교육부와 같은 조직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다는 점이다. 전국의 학생들에게 교과서가 배부되는 중요한 이유는 모두에게 같은 것을 가르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학습도구의 평준화를 위한 부분도 있다. 어느 지역, 어느 학교를 가더라고 기본적인 학습도구인 교과서는 다르지 않으니까. 하지만 온라인 수업을 하며 느껴지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도구는 천차만별이다. 어떤 친구는 스마트폰에 태블릿 그리고 컴퓨터와 프린터 기기까지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는가 하면 어떤 친구는 작은 스마트폰 하나로 참여한다. 이런 상황에선 교사도 수업을 디자인할 때 가장 작은 스마트폰으로 수업하는 학생도 수월하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디자인할 수 밖엔 없다. 때로 다른 기기를 활용해야 할 때는 개인별로 도움을 주고 있지만 이런 부분들은 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교과서를 배부하듯이 학생 모두가 일정 수준 이상의 기기들을 대여받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만으로도 학습격차를 줄여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생각한다.”

*Q : 부모의 역할도 있을 것 같은데.*
“저학년과 고학년의 경우가 좀 다를 수 있다. 저학년의 경우엔 온라인 매체와의 접촉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에 그 부분을 도와주실 필요가 있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온라인 매체를 아이들이 더 잘 알고 있기에 그 부분이 아닌 생활적인 부분을 챙겨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온라인 수업이라 하더라도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오늘 어떤 수업이 진행되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저녁시간에라도 물어보며 마음을 다독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온라인 수업으로 자칫 움직이지 않을 수 있는 아이들과 함께 안전하게 산책과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아이의 발달단계에 따라 다른 부분들을 신경 쓰시면 좋고 무엇보다 학습에 관련해선 아이의 담임교사와 지속적인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학부모와 교사 또한 온라인 소통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교사에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상담이 오프라인에서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온라인에서 상담을 한다 생각하고 교사와 소통하면 좋겠다. ”

*Q : 코로나 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눌 때, 반드시 길러야 할 새로운 역량이 있나.*
“ OECD의 dececo 프로젝트에서 강조한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도구의 활용

둘째, 사회적 상호작용

셋째, 자율적 행동


세 가지 역량이 처음 소개되었을 때 교사로서 쉽게 동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위의 세 가지가 교육을 통해 길러져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었다. 온라인 수업 또한 교육활동이기에 위의 세 가지를 중심에 두고 수업이 이뤄져야 하고 학생들 또한 위의 역량을 길러야 한다. 이번 온라인 수업의 초기엔 도구의 활용이 주요 역량일 수 밖엔 없었고 실제 성과도 있었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 그리고 학부모들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세 번째 역량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형국이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면 온라인 수업은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두 번째 역량으로 온라인의 한계가 강하게 다가왔다. 이 부분은 결국 등교 수업을 통해 많은 부준을 채울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를 오고 수업을 받는 행위는 단순히 학습 내용을 알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와 중요성이 있음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번 기회에 학교의 의미와 교육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


무단 공유 및 재배포 적극 환영

작가의 이전글 생명생태교육과 교육과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