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포스트 교육부에 바란다!
아이들이나 주변 선생님들께서 지금 있는 학교가 너무 좋다는 이야기를 할 때면 그것처럼 기분 좋은 말은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현재 자신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공간이 좋은 곳이길 바라는 마음은 같을 테니까요. 저 또한 20년이 넘게 학교생활을 하며 5개의 학교를 경험했지만 지금처럼 내가 있는 학교가 좋은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이들도 좋아하는 우리 학교!
최근 공간혁신이 화두로 떠올라 다양한 학교 공간 변화를 위한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질 못해 잠시 주춤한 상태이지만 공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만은 사실이고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흐름을 우리 학교는 이미 몇 해전부터 감지했고 학교 공간이 가진 의미를 생각하고 실천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학교 현관을 학생들이 꾸밀 수 있도록 만든 일로 얼마 전 있었던 학교 공간혁신 대회에서 "대한건축학회장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의 손으로 자신들이 생활하는 공간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활동이기에 수상을 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수상이 아니더라도 공간에 대한 변화는 이미 학교차원에서 중요한 화두 중 하나였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이 가진 딱딱함과 규격화를 우리의 상상력으로 채울 수 있다 생각했고 다양한 시도들을 이미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교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교실과 복도를 어떻게 하면 우리의 공간, 아이들의 창조물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되게 할지를 고민하고 있답니다.
최근 코로나로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또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일이지만 그럼에도 아픈 마음은 어쩔 수 없네요.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과 해 오던 벽화 꾸미기도, 복도에 전시물을 만들어 전시하기도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제가 있는 우리 학교, 제가 좋아하고 주변 교사들과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님들이 좋아하는 학교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덕분에 캠페인을 학교에서도 시도합니다.
혼자 작업하는 일이 그리 힘든 일은 아니었습니다. 대단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아니고요. 단지 우리의 마음을 나눌 수 있기를,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걱정하고 서로를 얼마나 아끼는지를 알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마음을 함께 모아갈 것을 알고 있기에 도전했습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제가 맡은 일이라서 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들이 없어도
혼자라도 작업한 이유는?
제가 있는 곳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제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교사도 사람입니다. 교사로 살아가고자 길을 걷는 우리들의 작은 바람이 있다면 교사들이 몸담고 있는 우리의 교육부가 우리에게 좋은 곳이길 바랍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곳이길 바랍니다. 이 정도 바라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현재는 '교육부 덕분입니다.'라는 글을 쓰진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