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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원쌤 Jan 16. 2021

마음목표 & 마음엽서

#마음 #엽서 #캘리 #노트

2020년을 보내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한 가지가 있다면?


누군가 여러분에게 이렇게 물어보면 무엇이라 대답하실 건가요?

모든 일이 중요하겠지만 그래도 한 가지 정도는 마음속 깊이 새겨둬야 할 말들이나 하고자 하는 일이 있지 않았을까요?

저의 경우엔 2020년을 시작하며 마음속 깊이 다짐한 것이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2020년을 시작하며 출간된 제 책 “학급의 탄생”은 그래서 제일 마지막 페이지가 이렇게 되어있답니다.

학급의 탄생 책 마지막 페이지 모습

300쪽이 넘는 긴 이야기이지만 사실 제일 마지막에 쓰인 이 말 “고맙습니다.” 이 한마디가 모든 것을 대신할 수도 있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올 한 해 아이들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도 잊지 않고 이 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효과는 어땠을까요?


네, 저도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졸업을 시킨 지금까지도 그 여운을 느끼며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가 쓴 편지 중 이렇게 짧고도 필요한 한 마디로 올 한 해를 표현한 것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손으로 쓴 편지를 수줍게 가져다 놓는 아이의 손길이 무척 반가웠고 뭉클했죠.


여러분도 새해 처음 가졌던 일들이 실행되셨나요? 혹시 실행되지 못하셨다면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지금이라도 올해의 목표를 정해보시면 어떨까요?


2021년의 마음 목표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들


사실 매년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었죠. 지킬 때도 있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었던 경험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삶을 구성합니다. 그런데 매년 새로워야 할까요?

물론 어떤 것들은 매년 달라지는 세상에 맞춰서 새로워야 할 필요도 있겠지만 우리의 마음목표는 평생 가져가야 할 목표 한 가지면 충분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전 올해도 “고맙습니다”를 제 마음의 목표로 삼고 지내려 합니다. 어떤 일을 만나더라도 피하지 않고 고마운 마음으로 보듬어보려고요.


그리고, 2021년엔 좀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하길 원하는 활동목표도 정해보려고 합니다. 마음의 목표와는 다르게 구체적인 행위가 수반된 목표 말입니다.


“마음엽서”


마음목표였던 “고맙습니다.”를 주로 말로 표현했다면 활동목표로 정한 “마음엽서”는 제 마음을 작은 엽서 종이에 손으로 써서 보내거나 드리는 것으로 표현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을 편지로 쓰면 손편지가 되겠지요. 하지만 편지보단 짧지만 꼭 필요한 말을 쓴 엽서가 더 실천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답니다. 앞에서 제자가 쓴 편지 봉투가 하나의 엽서와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내용을 읽어보지 않더라도 이미 중요한 것은 다 전달받은 느낌이랄까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도 간단히 실천해 보시면 어떨까요?

실천방법은 어렵진 않습니다. 처음부터 저처럼 딥펜을 사서 잉크로 엽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작고 예쁜 종이(요즘은 캘리용 종이도 많이 판매가 되고 있어서 구하긴 쉽습니다.)가 있다면 그곳에 정성을 다해 마음을 담은 한 문장 정도를 기술하면 될 테니까요. 전 오래전부터 펜글씨 쓰는 것을 좋아해서 이렇게 하는 것이랍니다. 첫 번째 엽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혹시 보시고 마음에 드시면 따라 써 보시거나 참고해서 자신의  문장을 만드시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엽서 - 고맙단다


첫 번째 엽서는 “고마움을 표현하는 엽서”입니다.

이 엽서를 받아야 할 대상이 우리 반 학생이라 생각하고 쓴 글입니다. 엽서가 필요한 학생에게 개인적으로 살짝 손에 쥐어줄 것을 생각하며 쓴 글이고 줄 때는 살짝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건 괜찮다 생각합니다. 대신에 이 엽서를 주기 전 아이와 어떤 상황적 맥락이 있을 때 줄 것인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야기를 읽어보시고 필요한 상황이면 이 엽서와 같은 것을 만들어 손에 쥐어줘 보세요. 분명, 100번의 말로만 표현된 것보다 더 효과적일 테니까요.


고마움을 표현하는 엽서 이야기


이 엽서를 받아야 할 아이는 하고자 하는 노력에 비해 그 성과가 신통치 않아 보이는 아이가 주요 대상이 됩니다. 아이들과 생활하며 21년을 넘게 보냈는데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아이들이 이런 상태에 놓여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사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물론 어른들의 눈높이에선 아쉽게 보이는 부분들이 많겠지만 아이의 눈높이로 내려가 보게 되면 아이 스스론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을 칭찬하기가 참 애매할 때가 많습니다. 아이가 무엇인가 멋지게 해 준다면 그것을 가지고 칭찬을 막 퍼부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아이가 아무것도 내놓지 않는다면 어떨게 할까요? 아이도 그런 자신의 모습을 알기에 노력을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일부러 노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노력을 했음에도 잘 되지 않는, 스스로 부끄럽다 생각하는 모습을 들키기 싫어하는 마음이 작동한 것이겠죠. 이런 경우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전 이럴 때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네가 항상 노력하는 마음인걸 선생님은 알고 있단다. 어떻게 아는지 물어봐도 그것에 대한 답을 줄 순 없어. 선생님만의 독특한 노하우고 그것으로 밥 먹고 살아가니까. 한 마디로 선생님만의 특허야. 그래서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이렇게 노력하는 마음을 가진 네가 선생님과 함께 있어서 선생님은 너무 고맙다. 정말 고맙단다. 고마워.”


진짜 이렇게 말하느냐고요?

네, 진짜로 진심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고 올해부턴 이렇게 말하고 난 후 아이 손에 작은 엽서를 살짝 쥐어줄 것입니다. 이런 엽서를요.

어떤가요? 여러분도 올 한 해 마음목표와 활동목표를 정하셨나요?

혹시 저와 함께 하실 마음은 없으신가요?

앞으로 마음엽서 이야길 계속해서 써 볼 생각입니다. 같이 고민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토닥여줄 마음엽서를 함께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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