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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악기 이야기
by Edward Lee Feb 21. 2016

천사들이 들고 있는 악기의 정체는?

승리의 악기, 트럼펫에 대하여



오늘은 여러분들께 당차고 씩씩한 악기, 트럼펫을 소개하려고 해요. 트럼펫은 아주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들에게 사랑 받아온 악기예요. '나팔'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악기이기도 하죠. 트럼펫은 어떤 매력을 가진 악기인지 이야기를 풀어가기 전에 먼저 오케스트라에서 사용하는 나팔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금관악기 Brass Wind Instrument                                  

'나팔'은 그 끝이 나팔꽃처럼 생긴 금관악기들을 일컫는 단어예요. ('나발'이라는 전통 악기가 있기도 해요. 사실 나팔은 나발을 잘못 발음한 단어랍니다.) 금관악기는 금속, 주로 놋쇠를 재료로 해서 만든 긴 파이프 형태의 악기를 뜻하지요. 현대 오케스트라에는 고음의 트럼펫, 중음의 호른, 중저음의 트롬본, 저음의 튜바가 주로 편성이 된답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길었던 악기들이 동그랗게 말아 놓은 형태로 변형 되어 지금의 모양에 이르렀어요. 금관악기는 리드를 사용하는 목관악기와는 소리 내는 방법이 달라요. 입술의 떨림과 호흡의 세기로 소리를 내야하기 때문에 좋은 소리를 만들기까지 오랜 숙련의 시간이 필요하답니다. 오케스트라에서는 강렬한 색채와 웅장한 음향을 필요로 할 때 많이 사용되곤 합니다.





트럼펫의 음역





트럼펫 Trumpet 

"장학퀴즈"라는 TV 프로그램을 아시나요? 트럼펫 하면 이 프로그램 생각이 나요. 이 프로의 메인 타이틀 음악이 바로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3악장이거든요. 여러분들도 들으시면 '아, 이 곡이구나!'하고 아실 거예요. 세월이 흐른 지금도 이 음악을 듣노라면 그때 생각이 나곤 합니다.


하나의 악보를 여럿이 함께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현악기들과 달리 트럼펫 같은 금관악기, 목관악기들은 홀로 하나의 악보를 감당해야 합니다. 세 명이 앉아 있다고 해도 그들은 각각 1st, 2nd, 3rd로 나뉘어 다른 악보를 연주해야 하지요. 특히 트럼펫의 1st처럼 수십 마디를 가만히 앉아 있다가 갑자기 높은 음역의 큰 소리를 내야 한다는 건 생각보다 많이 어려운 일이에요. 때문에 관악기 연주자들에게는 특별히 두둑한 배짱과 언제 어느 순간이라도 정확히 악보에 적힌 음표를 연주해낼 수 있는 쉼 없는 소리 연습이 필요하지요.

 

트럼펫은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발견될 만큼 그 역사가 아주 오래 되었는데요. 주로 종교의식이나 군대, 사냥에서 신호를 목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16세기에는 특유의 밝고 화려한 음색으로 각종 행사에서 군주의 등장을 알리는 등 군주의 권위와 품격을 상징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지요. 이는 곧 트럼펫 연주자들의 사회적 위상이 올라가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이를 통해 트럼펫은 서서히 신호용 나팔에서 음악적 악기로 그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하는데요. 17세기 비발디를 시작으로 텔레만, 헨델, 바흐 등 많은 작곡가들이 그들의 음악에 트럼펫을 사용하며 트럼펫의 역할을 점차 확대해 나갔답니다. 









하지만 18세기가 되어 현악기와 목관악기 중심의 화성음악, 즉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가 나누어져 있는 음악이 자리를 잡아가자 음정을 변화 시키는 장치가 없어 반음 연주가 불가능했던 트럼펫은 오케스트라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었어요. 대신 불안정한 트럼펫의 고음을 목관악기들이 대신하며 트럼펫은 화음을 담당하는 악기로 그 역할이 바뀌게 된답니다. 이때 사용한 것이 다양한 길이로 음정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관, 크룩이었어요. 악기의 길이가 길어지면 음이 낮아지고 악기의 길이가 짧아지면 음이 올라가죠. 크룩은 D관, E♭관, F관 등을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길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악곡에 따라 바꿔 끼우며 다양한 조성의 연주를 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크룩을 통해 화음을 연주하던 트럼펫은 관에 구멍을 뚫고 Key로 막는 형태인 Key트럼펫으로 개량되며 크룩 없이도 반음 연주가 가능한 악기로 발전하게 되는데요. 트럼펫 곡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처음에 말했던 '장학퀴즈'의 메인 타이틀 곡이요!)은 바로 이 키 트럼펫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랍니다. 트럼펫은 이후 1813년 독일의 프리드리히 블뤼멜에 의해 밸브 방식으로 개량되며 보다 안정되고 정확한 음정을 가지게 되었어요. 트럼펫은 또한 19세기, 금관악기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며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색채를 더하는 악기로 중요하게 쓰임 받게 되었답니다.









트럼펫을 시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구스타프 말러는 그의 교향곡 5번을 트럼펫 독주로 시작하였답니다. 담담하게 시작해서 휘몰아치듯 격정으로 치닫는 트럼펫 소리는 정말 강렬한데요. 그 곡을 들으면 ‘저것이 트럼펫의 매력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보통 트럼펫을 시작할 때 밸브가 세 개밖에 없어 아주 쉽게 생각하곤 하는데요. 사실 트럼펫은 생각만큼 쉽고 간단한 악기는 아니랍니다. 


밸브의 역할은 관의 길이를 변화 시켜 줄 뿐 결국 소리를 만들어 내는 건 호흡과 입술, 그리고 치열과 입술 주변의 근육이거든요. “국기에 대한 경례”나 “기상나팔” 연주도 사실 밸브의 도움 없이 하는 거고요. 때문에 트럼펫은 타고난 신체적 능력에 따라 음역의 차이가 아주 큰 악기예요. 특히 트럼펫의 매력이랄 수 있는 고음역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해서 쉬울 거란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씁쓸히 돌아서는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은 바로 그 고음을 해결하지 못해서랍니다. 때문에 트럼펫을 배울 때엔 처음부터 좋은 주법을 익히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요. 이를 위해서라도 꼭 레슨을 받아야 한답니다. 





천사들이 부는 악기가 바로 트럼펫이랍니다. 지금의 트럼펫과는 조금 다르게 생겼죠?





그리고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악기만큼이나 마우스피스도 참 중요한데요. 마우스피스는 입술의 떨림을 악기에 전달해 주는 장치로 마우스피스를 선택할 때 가장 우선시 해야 할 점은 자기 입술에 맞는 크기랍니다. 아무리 유명한 제품이라도 자기 입술에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거든요. 트럼펫은 금관악기 중 가장 높은 음을 낼 수 있는 고음역의 예민한 악기인데다 입술의 감각으로 소리를 내는 악기예요. 그러니 만큼 좋은 연주를 위해서는 발음 원리에 대한 고민과 꾸준한 연습만이 유일한 방법이지요. 혹 배우기를 결심 했다면 매일 연습하겠다는 결심도 함께 해야만 좋은 연주가 가능하답니다. 


트럼펫의 악보는 높은음자리표를 사용하며 기본적으로 피아노보다 한 음 낮은 Bb트럼펫을 많이 사용한답니다. (기준이 되는 C조 악기와 이조, 즉 다른 조의 악기에 대해서는 바이올린을 이야기하며 설명했었죠?) 하지만 밝고 경쾌한 곡을 연주할 때는 C트럼펫을, 아주 높은 음역의 연주곡일 경우는 피콜로 트럼펫을 사용하기도 해요. 









트럼펫 입시 정원은 대학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 해 보통 한두 명이에요. 보통 트럼펫과 같은 금관악기는 다른 악기들에 비해 시작하는 시기가 많이 늦는 편이지요. 아무래도 관악기가 많이 힘들다는 오해가 있어서인 것 같아요. 대부분의 악기들이 어렵지 않게 그 악기가 가진 음역을 모두 낼 수 있는데에 비해 고음역으로 올라갈수록 신체 전반적으로 큰 압력을 받게 되는 트럼펫이 힘들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전문적인 오케스트라나 연주곡에서의 이야기이고요. 상대적으로 수월한 저음으로 연주할 때나 입문 수준의 경우는 그 힘의 정도가 다른 악기들과 큰 차이가 없답니다. 단언컨대 앞니가 자란 후라면 얼마든지 트럼펫 연주가 가능합니다. 귀엽고 깜찍한 여섯 살 아이의 트럼펫 연주를 한 번 들어 보세요!








김광민 (재즈피아니스트,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교수)

자칫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악기 이야기를 가지고 서양음악 전반을 쉽고, 흥미롭게 이야기하고 있음이 놀랍다. 악기에 대한 이야기는 그 특성상 전문가와 비전문가 모두를 만족시키기가 결코 쉽지 않은데, 이 책은 자세한 설명으로 이를 풀어나갔다. 책을 읽는 내내 독자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딱딱한 내용일 거란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간 즐거운 시간이었음이 기쁘다.


정치용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원장, 인천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클래식 악기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를 통해 마치 ‘참고서’처럼 누구나 클래식 음악 전반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놓은 책이다. 이 한 권의 책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 문화에 깊이 젖어들 수 있기를 바란다.


한웅원 (재즈드러머)

음악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도 직접 접하지 않으면 제대로 알기 힘든 클래식 악기들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듯 이 책을 부담 없이 하나하나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클래식 음악에 한 발 다가선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음악 전공자, 음악 애호가 모두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클래식 음악이란 쉽게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 악기들이 모여 앉아서 악기마다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겁니다. 때로는 모여서 하모니를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서 독주를 하기도 하죠. 그런데 어떤 악기가 어떤 소리를 내는지 모르니까 어렵게 느껴졌던 것뿐이에요. 사실 클래식 음악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잘 몰라서 익숙하지 않다는 게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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