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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악기 이야기
by Edward Lee Feb 26. 2016

모차르트는 왜 플루트를 싫어했을까?

새소리를 내는 악기, 플루트의 음색을 듣다

여태까지 건반악기인 피아노, 현악기 바이올린, 금관악기 트럼펫에 대해 이야기해 드렸죠? 그럼 오늘의 악기는 무엇일까요? 맞아요. 오늘 소개해 드릴 악기는 바로 목관악기인 플루트예요. 배워 본 적도 없고 만져 본 적도 없지만 어쩐지 플루트는 참 친근한 느낌이 드는 악기예요. 그럼 오늘도 플루트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플루트가 속해 있는 목관악기에 대해서부터 먼저 알아 보아요.









목관악기 Wood Wind Instrument

목관악기란 고대로부터 그 원형의 재료를 나무로 써 만든 악기로 긴 파이프 형태를 하고 있어요. 오케스트라에서 사용하는 목관악기로는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이 있는데요. 플루트를 뺀 나머지 셋은 갈대로 만든 리드의 떨림으로 소리를 내고, 플루트는 단소나 대금처럼 소리길에 바람을 불어 그 바람의 부딪힘으로 소리를 만들어 낸답니다. 오케스트라에서는 주로 화려한 색채를 만들어 내는 역할로 많이 사용되곤 해요. 


목관악기는 한편 오케스트라의 규모를 이야기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는데요. 보통 2관 편성이라고 하면 플루트 두 명, 오보에 두 명, 클라리넷 두 명, 바순 두 명 이렇게 목관악기 연주자들이 파트마다 두 명씩 편성된다는 뜻이랍니다. 그에 따라 소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금관악기와 현악기의 숫자가 결정되죠. 18세기 베토벤이 좋아했던 2관 편성의 오케스트라 규모는 19세기 들어 연주 장소가 더욱 넓어짐에 따라 작곡가들이 더 큰 소리를 원하게 되며 3관, 4관 편성으로 확대되었답니다. 





플루트의 음역





플루트 Flute

플루트는 그리스 신화에서 마르시아스가 아폴론과 경합을 벌였던 악기로 유명하지요. 관악기 전체에서 유일하게 가로로 연주하는 악기이며 또한 목관악기 중 유일하게 리드를 사용하지 않는 악기이기도 합니다. 플루트의 명칭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이야기가 있는데요. 플루트의 소리 구멍이 14개인 까닭에 몸통 양쪽으로 일곱 개씩 총 14개의 구멍을 가지고 있는 칠성장어를 뜻하는 라틴어 Flaute에서 왔다고도 하고요. 또 가로 피리라는 뜻의 독일어 Querflote에서 유래했다고도 해요. 명칭이 어떻든 플루트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최고의 목관악기라는 사실은 분명하죠.


그런데 플루트의 재질이 나무가 아니라고요? 지금은 그래요. 하지만 18세기 오케스트라의 편성이 만들어질 당시만 해도 플루트는 나무였어요. 그리고 현대의 금속관으로 만들어진 플루트도 사실 나무에 비해 관의 두께가 얇아 고음역에 조금 더 어울리는 날카로운 소리를 낸다는 것 뿐 기본적인 음량이나 음색은 나무 플루트와 크게 다르지 않답니다. 때문에 여전히 플루트를 목관악기로 분류하는 거고요. 사실 모든 악기들이 개량되며 진화했다고는 하지만 플루트처럼 통째로 몸통의 재질이 바뀐 악기도 아마 드물 것 같아요. 


그렇다고 나무 플루트가 아예 사라진 건 아니랍니다. 지금도 개량 이전의 악기로 연주하는 소편성의 정격 연주에서는 여전히 나무 플루트를 사용하거든요. 현대의 플루트를 보통 뵘식 플루트라고 하는데요. 이는 플루트 연주자였던 테오도르 뵘에 의해 플루트가 지금의 형태로 개량되었기 때문이랍니다. 현대의 클라리넷, 오보에, 바순도 이 방식을 차용했지요.









플루트를 시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목관악기들은 키 조절, 스프링 교체, 패드 교체 등 일 년에 한 번 정도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한데요. 특히 플루트는 고음역의 섬세한 악기라 정확한 음정을 위해 좀 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답니다. 목관악기들은 금관악기와는 달리 배우는 누구나 그 악기가 가진 음역의 대부분을 어렵지 않게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그러다 보니 시작 단계부터 올바른 주법이나 기초보다는 연주곡 중심으로 악기를 배우는 경우가 많은데요. 문제는 목관악기 연주자들의 실력 차이란 누가 더 좋은 소리로 얼마나 정확한 박자와 음정을, 얼마나 실수 없이 연주할 수 있느냐하는 것이거든요. 때문에 플루트 전공자들뿐 아니라 모든 관악기 연주자들은 평생을 하루같이 길게 소리 내는 톤 연습을 한답니다. 아름다운 플루트의 소리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고요. 


플루트는 초등학생 정도면 충분히 시작할 수 있는 악기입니다. 악기 구입에 있어서도 입문용의 경우 다른 관악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피아노만큼이나 배울 곳이 많다는 것은 플루트의 큰 장점이지요. 대학에서는 한해 보통 두 명 정도 뽑아요. 참! 플루트를 전공하려면 실력만큼이나 두둑한 배짱이 필요한데요. 특히 오케스트라의 1st 플루트 같은 경우는 고요함 속에서 마치 정적을 깨트리듯 혼자 소리를 내야할 때가 많거든요. 때문에 쉽게 긴장하지 않는 성향은 연주자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엄청난 재능이랍니다. 









플루트에 대한 오해, "모차르트는 정말 플루트를 싫어했을까?"

모차르트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보냈던 편지 중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고 합니다. "내가 싫어하는 악기(플루트)를 위해 작곡하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에요." 그가 편지에 적어 놓은 말이니 당연히 사실이겠지만 여기에는 플루트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할 것 같아요. 플루트가 현재의 모습으로 개량되기 이전, 그러니까 모차르트가 활동하던 시대의 플루트는 기능적인 면에서 지금의 플루트와는 달리 연주하기가 많이 불편했다고 합니다. 요즘도 정격 연주를 보면 목금관 가릴 것 없이 연주 실수가 많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왜 유독 플루트를 콕 집어 지목했을까요? 문제는 플루트의 음역에 있는데요. 유독 높은 음을 많이 사용하는 악기인지라 음정이 안 맞거나 실수 음이 났을 때 다른 악기들보다 더 날카롭게, 더 튀게 들릴 수 있거든요. 지독하리만치 예민했을 모차르트의 귀가 이를 용서했을 리 없겠죠? 아마도 플루트의 개량이 모차르트 이전에 이루어졌다면 이런 오해는 생기지 않았을 것 같아요. 모차르트가 작곡한 플루트 협주곡 1번을 들어 보면 플루트만의 매력을 두루두루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모차르트가 싫어했던 건 어쩌면 플루트의 소리가 아니라 조악했던 플루트의 성능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에 등장하는 악기는?

그림 속 소년이 들고 있는 악기는 플루트보다 한 옥타브 높은 음을 내는 고음 플루트, 피콜로랍니다. 그 소리가 마치 새들의 지저귐처럼 아름다운 악기지요. 피콜로의 정식 명칭은 피콜로 플루트입니다. 그것을 줄여서 피콜로라고 부르는 거고요. 피콜로란 '작다'는 뜻이라고 해요. 플루트보다 몸통의 두께가 가늘고 저음 키가 없기 때문에 플루트보다 그 몸집이 훨씬 작거든요. 하지만 크기를 빼고는 플루트와 동일한 악기이기 때문에 플루트 연주자라면 누구나 피콜로를 연주할 수 있답니다. 실제로 오케스트라에서는 피콜로 연주자를 따로 두지 않고 플루트 연주자가 피콜로를 연주하지요. 행진곡의 왕이라고 불리는 존 필립 수자의 행진곡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들어 보면 새들의 지저귐 같은 피콜로 연주를 들을 수 있답니다. 유진 다마레의 "하얀 티티새"라는 피콜로를 위한 독주곡도 있고요.




Tip.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현대 사용하는 음이름은 중세 시대 음악 이론가였던 구이도 아레초가 "성 요한 찬미가"에서 힌트를 얻어 음의 이름으로 사용한 거예요.


-성 요한 찬미가-

Ut Queant laxis               *Do : Dominus 하나님
Resonare fibris                 Re : Resonance 울림, 하나님의 음성
Mira gestorum                   Mi : Miracle 기적
Famuli tuorum                  Fa : Family 가족, 제자
Solve polluti                    Sol : Solution 구원, 하나님의 사랑
Labii reatum                      La : Labii 입술
Sancte Joannnes               Si : Sanctus 거룩, 성스러움

당신의 종들로
당신이 행한 놀라운 일들을
자유로운 목소리로 찬미하며
우리의 얼룩진 입술로부터 죄를 씻어내게 하소서
성 요한이여


* 17세기에 이르러 마지막 구절 Sancte Joannnes를 따서 Si를 첨가하였으며 Ut는 발음 편의상 Domiuns, 즉 Do로 바뀌게 되었답니다.










김광민 (재즈피아니스트,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교수)

자칫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악기 이야기를 가지고 서양음악 전반을 쉽고, 흥미롭게 이야기하고 있음이 놀랍다. 악기에 대한 이야기는 그 특성상 전문가와 비전문가 모두를 만족시키기가 결코 쉽지 않은데, 이 책은 자세한 설명으로 이를 풀어나갔다. 책을 읽는 내내 독자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딱딱한 내용일 거란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간 즐거운 시간이었음이 기쁘다.


정치용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원장, 인천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클래식 악기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를 통해 마치 ‘참고서’처럼 누구나 클래식 음악 전반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놓은 책이다. 이 한 권의 책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 문화에 깊이 젖어들 수 있기를 바란다.


한웅원 (재즈드러머)

음악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도 직접 접하지 않으면 제대로 알기 힘든 클래식 악기들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듯 이 책을 부담 없이 하나하나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클래식 음악에 한 발 다가선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음악 전공자, 음악 애호가 모두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클래식 음악이란 쉽게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 악기들이 모여 앉아서 악기마다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겁니다. 때로는 모여서 하모니를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서 독주를 하기도 하죠. 그런데 어떤 악기가 어떤 소리를 내는지 모르니까 어렵게 느껴졌던 것뿐이에요. 사실 클래식 음악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잘 몰라서 익숙하지 않다는 게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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