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원푸드
샌드위치 이야기하면 생각나는 토론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실제 있었던 일을 하나 꺼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날은 당일까지 제출해야 할 과제가 있어 친구들과 간단하게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고른 날이었습니다. 어떤 샌드위치를 먹을까 고민을 하던 와중 친구 A가 모닝빵으로 만든 ‘미니버거 샌드위치’를 집어 트레이에 올렸습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와 사 온 샌드위치를 늘어놓고 있는데 갑자기 친구 B가 눈살을 찌 풀었습니다. 왜 그러냐고 묻자, 친구 B는 어떻게 햄버거를 샌드위치라고 할 수 있냐며 버럭 화를 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친구 A는 ‘해석에 따라 그럴 수도 있지’라고 대답을 하곤 자신이 사 온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햄버거마니아였던 친구 B는 친구 A의 말에 날이 곧두세워졌습니다.
우선 ‘맞다’ 측의 A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샌드위치를 ‘빵과 빵 사이에 재료를 넣은 음식’이라는 정의 한다면 포괄적으로 버거는 샌드위치가 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샌드위치류’라는 카테고리 안에 ‘버거샌드위치’가 포함된다는 것이죠. 고개가 끄덕여지는 주장입니다.
이번엔 버거마니아 B의 ‘아니다’ 주장을 들어보죠. 햄버거라고 불리는 것은 식빵도 호밀빵도 아닌 모두 둥근 번(Bun)만을 활용한다고 말합니다. 샌드위치는 얇게 저민 햄이 들어가는 것에 반해 햄버거는 ‘두툼한 패티’를 넣은 것만을 말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샌드위치와 다르게 햄버거는 따끈하게 먹었을 때 더욱 그 진가가 발휘되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이 또한 납득이 가는 입장이었습니다.
다양한 샌드위치
두 이야기를 곰곰이 듣고 있으니 여러 샌드위치가 머릿속을 스칩니다.
샌드위치는 차갑게는 물론이거니와 따뜻하게 먹기도 합니다. 따뜻하게 먹는 형태는 ‘핫 샌드위치’라고 불리며 크로크무슈, 몬테크리스토 토스트, 파니니샌드위치등이 대표적이죠. 중국의 멘보샤도 여기에 해당될 수 있겠습니다.
샌드위치는 빵의 종류에 구애를 받지 않습니다. 어떤 빵을 사용했냐의 따라 베이글샌드위치, 호밀빵샌드위치, 치아바타샌드위치 등 ooo 샌드위치라고 불립니다. 때로는 모양이 유별나 지어진 것도 있습니다. 샌드위치 대표 브랜드 ‘서브웨이’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다란 빵에 넣었다면 잠수함을 닮았다며 서브마린 샌드위치(submarine sandwich)라고 부릅니다.
꼭 ‘샌드’ 위치라고 불러야 하나 의문이 드는 것도 있습니다. 오픈샌드위치를 아시나요? 오픈샌드위치는 다른 샌드위치와는 확연히 다른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빵 위에 재료를 올리고 다시 빵을 포개지 않는 독특한 모양새의 샌드위치죠. 그래서 ‘샌드 했다’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샌드위치보다는 카나페와 비슷한 형태이며 거대한 오르되브르(애피타이저) 같아 보이기로 합니다. B의 주장을 들어보니 오픈샌드위치 역시 햄버거와 마찬가지로 샌드위치가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믿거나 말거나 샌드위치의 몇몇 탄생설화
샌드위치의 탄생일화 역시 무척 흥미롭습니다. 샌드위치는 18세기 영국의 존 몬태규 4대 샌드위치 백작이 발명했다고 설이 있습니다. 카드놀이를 무척 좋아하는 그가 식사하는 시간도 아까워 우연히 고안한 음식인거죠. 그리고 그것을 유심히 지켜보던 카드놀이 동료들이 백작의 샌드위치를 따라먹기 시작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진실일까요? 앞선 일화는 정설처럼 퍼져있지만 어떤 이들은 실제로 그렇지 않다고 얘기합니다. 사실 당시 해군이었던 샌드위치 백작이 흔들리는 배 안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개발한 것이라고 하죠. 더불어 당시 채소를 잘 먹지 않던 해군들을 위해 채소를 숨겨 조금이라도 먹일 수 있게 해 준 음식이라고 합니다. 과연 두 이야기 중 어떤 것이 진실일까요?
샌드위치의 탄생일화처럼 두 친구의 논쟁은 무엇이 맞고 틀린지 결론 내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두 친구도 역시 그것을 알고 있었죠. 그저 얼마남지 않은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 괜히 더 과한 반응을 한 것일 뿐이죠. 두 친구 덕분에 지친 하루 속에서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