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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솔길 Aug 22. 2018

입술을 깨물다

눈뜨면 없어지기 전에

자유로는 차가 막힌다.

더위가 한풀 꺽였지만 여전히 해는 뜨겁다.

상혁이 외근을 가자길라 같이 나서기는 했지만 보조석에 앉아있는 채연은 짜증이 이빠이났다.


"나 혼자 사무실 지키고 있을걸 굳이 나까지 같이 갈 필요는 없잖아??"

"무슨~~궁디 땀띠나고 괜히 뻘짓하니까 안돼."

"야,  내가 너 속 모를 줄 알아? 너 나한테 주차 시킬거지? 너 나한테 밥도 사달라고 할거지??"

"아니야, 밥은 내가 살께."


"어디가는건데?"

"넌 그냥 차에 있어. 난 한참 빨아야하니까."

"빨긴 뭘 빨아!?넌 그게 문제야, 너 나 데리고 다니는 거 다 너 빠는 거 도와달라는 거잖아."

"그럼 네가 좀 잘 하던가, 너가 초를 치잖아."

"내가 그럼 무슨 연예인이야?? 사탕발림을 하게"

"해야지.암요 그럼요 당연하죠, 해야지."

"내가 왜?그러다 이빨 다 상하게??!!"

"그러니까 넌 차에 있으라잖아.

"그건 그렇구  너 그래서  가영이랑 그렇게 물고 빨았던거니??"

"난 일한거야."


창 밖으로 바람 한점 들지 않는데 채연은 괜한 생각이 들었다.한도 없이 이어지는 상혁이 다른 여자를 만났던 이야기와 채연 역시나 상혁이랑 같이 있으며 다른 남자를 만나도 부딪혀야만하는 이 짜증에 탈출구가 없어 보였다.


어느 날 눈 떴는데 상혁이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그런 상상. 그럼 좋을까? 아마도 또 다른 여자 앞에서 히히덕거리겠지, 채연  역시나 홀가분하게 잘 먹고 잘 살것 같다가 아니라,



그저 침묵이 이어지고 채연은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덮치는일 뿐이라는 걸 깨닫는다.


"차 저기로 들어가자."


모텔 주차장 안, 채연은 모텔까지 들어갈 것도 없이 커튼이 드리워져 있는 주차장 안에  차를 세워놓고 뒷자석으로 가 상혁을 불렀다. 주차장은 사방이 막혀서 일부러 볼 일이 있어서 오지 않고서야 인적이 드믄 곳이었다.


그래도 행여 누가 올까 채연은 재빨리 누워 상혁의 바지를 벗겼다. 얼마만에 둘은 서로의 몸을 탐내보는건지 몰랐다. 굉장히 오랜만에 처음으로 둘은 그 동안 쌓아왔던 오해와 긴장과 미움과 원망과 불신을 한꺼번에 녹여버리기 위해 열심히 몸을 움직였다. 찔끔하고 채연은 눈물을 흘린것도 같았다. 이제 상혁을 그만 용서하자고 다짐했다. 만약 헤어진다면 그 땐 정말 눈 뜨면 사라지고 말 것이지 지금 이대로 같이 한 공간에서 숨쉬고 있다면 최선을 다해 사랑하기로 했다.


"이거 불장난 아니야, 첨엔 멋모르고 그런거였지만 이젠 아니야. 나도 앞으로 조심할께, 너도 좀 조심해줘, 너나나나 성격 특이한거 다른 사람 만나도 무사히 넘어갈 수 없을 것 같은데 우리 서로 할 수 있는만큼은 잘 맞춰보자."

"... 그래. 그건 그렇고 난 이제 일하러 가야하니까 넌 사무실 이제 들어가 봐."


채연은 혼자 안드로메다에 가 있는 건 아니었던가 싶기도하고 혼자 북치고 장구친것 같았지만 그래도 어딘가 모르게 점 하나를 찍은 것 같아 스스로 대견해하며 차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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