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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은 Jul 02. 2020

AI같은 애인과 8년째 연애중

ENFJ 문과생과 ISTP 공대생의 연애

공감능력 없는 사람과 연애를 할 수 있을까?

답은 YES다! 나는 맞는 게 1도 없는 사람이랑 8년째 연애중이다.


연애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먼저 나의 전 애인들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첫 번째 남친은 유학 가서 헤어졌고, 두 번째 남친은 나만 좋아하다 차여버렸다. 맵찔이인 나에겐 불닭볶음면같은 사람이었지. 다음날 무조건 속 쓰리는. (얘네 얘기도 하자면 진짜 길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써봐야지)


이 두 연애를 겪은 뒤, 나는 절대로 절대로 자극적인 사람과는 연애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어딘가로 훌쩍 떠나버리는 남자도 마찬가지로.


그리하여 만난 애가 지금의 남자친구다.

착하고, 담백하고, 무엇보다 평생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아주 괜찮은 놈이다.


내가 원하는 걸 모두 갖추었지만, 단 하나! 마음에 걸리는 건 있었다.

성향 자체가 나와는 딴판이라는 점. 취미도 관심사도, 맞는 점이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


나는 매우x100000000000000 감성적인 사람이다.

어느 정도냐면 아련한 피아노 선율에도 금방 눈물이 고이고,

어떤 영화를 보더라도 그 속에서 한 두시간 정도는 빠져나오지 못한다. 하루 종일 리뷰를 찾아보며 감정 이입할 때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남자친구는 전혀 그렇지 않다. 사람이라기보다 오히려 ai에 더 가깝다.

매번 같은 시간에 같은 질문을 하고 같은 대답을 한다.

'이 영화 어땠어?'라고 물어보면, '재미있다' 혹은 '재미없다' 둘 중 하나의 대답이 돌아오는 사람.

인생에 있어서 1 혹은 0, YES 혹은 NO만 있는 사람이랄까.


너는 내 인생의 빛과 소금이야ㅠㅠ

요즘 유행하는 MBTI 궁합마저 최악이다.

나는 정의와 평화를 외치는 ENFJ 타입인데,

남자친구는 지독한 현실주의자인 ISTP!

겹치는 알파벳이 단 1도 없다. 어쩜 이래?

사람은 빛과 소금이 될 수 없어



헐 어떻게 하면 그렇게 오래 만날 수 있어?
대단하다!

남자친구 얘기를하면 늘 듣는 질문이다.

뭐, 특별한 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8년 동안의 연애 끝에 찾은 노하우는 있다.

사실 맞지 않는 것이 더 많은 우리 얘기. 

글로 풀어보면 어떨까해서, 브런치를 시작했다. 하하하.


원래 내 썰 푸는 게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법이니까.

그리고 남 연애 얘기는 더 재미있잖아.

그럼 내 연애 이야기도 누군가는 재미있어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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