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내용이 나와도 정답에 가장 근접한 답을 선택하자
객관식 시험에서 문제를 풀다 보면 선택할 답을 두 개의 보기로 좁혔으나 그중 하나를 찍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무턱대고 ‘찍는 것’보다 조금 더 정답에 근접한 보기를 찾아보고자 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문제에 따라, 과목에 따라 또는 수험생에 따라 헷갈리는 문제도 다릅니다. 현실적으로 100% 확실히 찍는 방법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최대한 헷갈리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공부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래도 시험장에서 헷갈리는 문제가 나온다면 나름의 합리적인 기준을 세워 최대한 정답에 가까운 보기를 체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서는 시험장에서 잘 찍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방법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공무원 시험이나 자격증 시험에서는 지식을 단답형으로 묻는 문제가 많아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단서를 통해 답을 찾기 어려워 찍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헷갈릴만한 내용들은 마지막에 따로 암기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신경을 써서 암기해야 할 내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숫자와 같은 단순 암기사항은 따로 정리한다
‘OO위원회 구성은 위원장 포함 몇 명인지’와 같이 암기해야 풀 수 있는 사항들은 따로 요약지에 정리해두었다가 확실히 암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공인중개사 정책심의위원회 : 위원장(국토 1 차관) 포함 7∼11명’이라고 정리해두었다가 시험 시작 30분 전에 확인합니다.
② 비교 값을 정확히 확인한다
비교 값을 명확히 기억해두지 않으면 시험장에서 헷갈립니다. 예를 들어 수요의 소득탄력성이 0보다 크면 정상재이고 0보다 작으면 열등재라고 합니다. ‘소득탄력성 > 0 : 정상재’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해야 시험장에서 헷갈리지 않습니다. 반대의 경우(소득탄력성 < 0 : 열등재)는 암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나를 알면 대칭이 되는 사실은 자동으로 암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③ 분류해서 암기한다
관련 있는 내용은 묶어서 암기해둡니다. 예를 들어 ‘국회법상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 : 국회의 회의 재개, 의원의 석방 요구 발의’로 묶어두면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에 대해 헷갈리지 않고 암기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헷갈릴만한 내용들을 암기했다 하여도 시험장에서 찍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문제의 보기를 읽으며 최대한 정답에 가까운 답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물론 운도 필요하겠지만 정답 선택법을 사전에 숙지하고 시험을 본다면 좀 더 당황하지 않고 정답을 고를 수 있습니다.
시험장에서 활용해 볼 수 있는 정답 선택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보기의 표현을 자세히 보자
답을 찍을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틀린 것을 찾는 문제에서 보기 중 ‘반드시 ∼해야 한다’, ‘∼만 그렇다’ 등과 같은 단정적인 문장이 있는 것이 정답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잘못된 지문일 확률이 높습니다).
맞는 것을 고르는 문제라면 비교적 합리적인 내용 또는 단정적인 표현이 없는 문장을 고르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될 수 있다’, ‘∼ 가능성이 있다’ 또는 ‘∼하기도 한다’와 같은 문장은 맞는 문장일 확률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문) 공인중개사법령상 공인중개사 정책심의위원회에 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제27회 공인중개사 기출)
① 위원장은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된다.
② 심의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하여 7명 이상 11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③ 심의위원회에서 중개보수 변경에 관한 사항을 심의한 경우 시·도지사는 이에 따라야 한다.
④ 심의위원회 위원이 해당 한건에 대하여 연구, 용역 또는 감정을 한 경우 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에서 제척 된다.
⑤ 위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위원장이 미리 지명한 위원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
상기 문제를 풀이할 때 숫자 등의 암기사항을 사전에 암기하여 ①번, ②번 보기는 정답이 아닌 것으로 제외합니다. 그다음 ③번, ④번, ⑤번 보기 중에서는 가장 단정적인 문장(∼에 따라야 한다)인 ③번 보기를 틀린 문장을 답으로 찍는 것입니다(정답 ③번).
② 지문의 길이와 뉘앙스에 주목해보자
지문의 길이와 뉘앙스를 보면 정답을 찍는데 도움이 됩니다. 길어지는 지문은 틀릴 확률이 높고 내용의 흐름을 통해 맞는 문장인지, 틀린 문장인지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활동의 주체가 인간이라는 점에서 대물 활동이 아니라 대인 활동이라 할 수 있으며 체계화된 이론 활동이므로 기술성보다는 과학성이 강조되어야 한다(제22회 공인중개사 기출)'는 문장을 생각해봅시다.
상기 문장은 두 개의 문장(① 부동산 활동의 주체는 대물 활동이 아닌 대인 활동임, ② 기술성보다는 과학성이 강조되어야 함)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두 개의 문장이 결합된 경우 그중 하나는 틀렸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부동산 활동은 기술성보다는 과학성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어색한 느낌이 듭니다. 기술성, 과학성 모두 부정적인 성격의 단어가 아닌데 ‘굳이 기술 성보다 과학성을 강조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시험장에서 정답을 찾지 못할 때 정답을 맞힐 확률을 높이기 위해 추정을 해보는 것입니다.
③ 전체적인 맥락을 확인한다
문제의 전체 맥락에서 논리적으로 이상한 점을 찾아보면 정답을 맞힐 확률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문) 내생적 성장모형을 중심으로 하는 신 성장이론의 대표 모형인 AK 모형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2017년 국가직 9급 경제학 기출)
① 저소득 국가의 경제성장률은 고소득 국가의 경제성장률보다 높기 때문에 저소득 국가의 경제성장률은 고소득 국가의 경제성장률에 수렴하게 된다.
② 저축률의 상승이 영구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
③ 노동 단위당 자본에 대하여 수확 체감의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
④ 자본의 개념에 물적자본 외 인적자본을 포함한다.
상기 문제는 AK 모형을 몰라도 답을 고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문제의 구성이 답은 ①번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출제자가 ①번 보기의 설명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이 느껴집니다(다른 보기보다 훨씬 긴 문장).
두 번째로 보기들 간의 관계입니다. ②번과 ③번 보기는 성장을 높이거나 체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지만 ①번은 수렴하고 있다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①번 보기는 ②번과 ③번 보기와 다른 방향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보기들과 이질적인 내용인 ①번 보기를 찍는 것이 확률적으로 답을 맞힐 확률이 높습니다(정답 ①번).
실제 시험에서 헷갈리는 문제를 맞혀야 하지만 나머지 문제에서 실수하지 않고 정확하게 답을 맞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헷갈리는 문제를 하나 더 맞히겠다고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시험 전체를 망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헷갈리는 문제를 만나도 시험에서 고득점을 할 수 있도록 대처해야 합니다.
① 당황하지 않는다
시험장에서 헷갈리는 문제가 나오면 급격하게 당황하게 될 수 있습니다. 제대로 공부한 수험생이라면 자신이 시험장에서 헷갈리는 문제는 다른 수험생도 어렵게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문제는 시험의 당락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시험은 모두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하는 문제를 다 맞히고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60∼70% 이상의 확신을 가지고 풀어낼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헷갈리는 문제를 푼다고 다른 쉬운 문제를 놓치는 실수를 해서는 안 됩니다.
② 헷갈리는 문제에 너무 많은 시간소비를 하지 않는다
보통 객관식 시험에서 한 문제당 주어진 시간은 1∼2분 정도입니다. 헷갈리는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오래 고민하다 5분 이상 시간을 쓴다면 다른 문제를 풀 시간이 줄어듭니다. 지식을 묻는 단답형 객관식 문제는 오래 고민하여도 더 정확하게 정답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단 확실히 틀린 보기를 제거하고 나머지 문제를 풀어본 후 시간이 남으면 돌아와 그 문제를 다시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다시 풀어볼 시간이 부족하다면 바로 답을 찍어야 할 것입니다.
③ 마음속으로 찍을 번호를 정해둔다
고민해도 답을 못 찾겠다면 빠르게 답을 선택하기 위해 마음속으로 어느 번호로 답을 할지 사전에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고민해도 모르는 문제는 주로 3번으로 찍었습니다.
상황에 따라 기준을 정해두어도 좋습니다. 같은 번호가 연속으로 정답인 경우는 확률적으로 낮습니다. 저의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정답 번호가 고르게 출제된다고 하여 가장 정답으로 적게 선택된 번호로 찍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헷갈리는 문제에 대해 확실히 정답을 맞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시험장에서 헷갈리지 않도록 공부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렇게 공부하여도 찍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면 상기에서 설명한 대처방법을 참고하여 가장 높은 확률로 답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