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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재 Apr 10. 2018

얼마나 자야 합격할까? ‘3당 4락’의 진실

시험 합격에 최적화된 수면습관 만들기

잘 자야 공부도 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 자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2017년 4월 취업포털 인크루트에서 회원 560명(총 참여자 중 직장인은 57%, 학생 및 취업준비생은 40%)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의 응답자가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85%의 응답자는 수면 부족으로 공부 또는 업무를 하던  중 졸아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수면은 공부를 잘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수면 중에 뇌에서 공부하고 학습한 내용을 보존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수면을 줄이는 방법을 통해 공부를 잘하기 어렵습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잠을 줄여 공부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과연 ‘잠을 줄여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생깁니다. 여기서는 저의 경험과 연구결과 등을 바탕으로 시험 합격에 필요한 수면습관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얼마나 자야 합격할까? ‘3당 4락’의 진실
- 시험 합격에 필요한 수면습관 -

1. 얼마나 자는 것이 좋은가     


제가 대학입시를 준비할 때 ‘3당 4락’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3당 4락'은 3시간을 자며 공부하면 대학에 합격하고 4시간을 자면 탈락한다는 뜻입니다. 제가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후 친구들과 대화를 해보면 그렇게 공부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저도 한때 '3당 4락'을 믿고 밤에 3시간만 자며 공부한 적이 있었지만 낮에 너무 피곤해서 도중에 관두었습니다.      


수험생은 ‘얼마나 자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최소 6시간 이상 밤에 숙면할 것을 권장합니다. 한 번에 푹 자야 합니다. 나누어서 자는 것(이를 테면 밤에 3시간, 낮에 3시간)은 깊게 잠들지 못해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제가 행정고시를 공부할 때 밤에 6시간~6시간 30분 정도 잠을 잤습니다.      


6시간 이하로 잠을 자면 다음 날 공부효율이 떨어집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필요한 수면시간보다 1시간 적게 자면 그다음 날 업무나 학업 효율이 30% 떨어진다고 합니다. 시험 전날 급하게 밤을 새워서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6시간 이상은 밤에 잠을 자야 합니다.      


참고로 ‘적게 자는 것’도 ‘오래 자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2002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캠퍼스의 대니얼 F. 크립케 교수 연구팀이 미국 암 협회와 실시한 100만 명 규모의 조사에서 미국인의 평균수명은 7.5시간으로 나타났습니다. 6년 후 동일한 100만 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평균치에 가까운 7시간을 자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가장 낮았고 평균치보다 단시간 수면한 사람이나 장시간 수면한 사람은 6년 후 사망률이 1.3배 높았다고 합니다.     



2.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자야 하는가     


밤에 공부가 잘 된다는 이유로 낮에 일어나 새벽까지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람들마다 공부방식이 다르겠지만 저는 그런 방법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시험공부를 할 때 가장 추천하는 취침시간은 오후 11시 30분∼12시이고, 기상시간은 6시 30분∼7시입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94%의 사람들이 밤 11시에 잠을 자고 다음 날 아침 6∼7시간 무렵 일어나는 생체 주기를 가진다고 합니다. 새벽 2∼3시에 자는 생체 주기를 가진 사람은 약 5%, 저녁 9∼10시에 자서 새벽 3∼4시에 일어나는 생체 주기를 가진 사람은 약 1%라고 합니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은 밤 11시에 자는 생체 주기입니다.      


대부분의 시험은 아침 10시에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시험 시작 전 3시간 전에 기상해야 뇌가 활발해집니다. 결국 매일 7시에 기상하는 습관을 가져야 좋은 컨디션으로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3. 효율적으로 기상하는 방법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아침 7시에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저도 대학생 때 늦게 일어나는 생활을 해서 행정고시를 공부할 때 아침 7시 전에 일어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특히 추운 겨울이면 더욱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자연스럽게 기상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20분 단위로 알람을 두 번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6시 30분에 작은 소리 알람을 설정하고 6시 50분에 큰 소리의 두 번째 알람을 설정합니다. 6시 30분 알람 소리에 희미하게 깨고 좀 더 누웠다가 6시 50분 알람 소리에 완전히 깨면 좀 더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깊은 수면 중 갑자기 큰 소리에 깨면 머리가 아플 수 있다고 합니다. 단계적으로 기상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어나면 일단 불속에서 나와 햇볕을 쬐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잠을 촉진하는 호르몬(멜라토닌)이 억제되어 잠에서 깰 수 있다고 합니다. 이후 샤워나 세수를 하고 간단히 식사를 하면 뇌가 자극되면서 잠에서 완전히 깰 수 있습니다.      


저는 행정고시를 공부할 때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에서 나와 전날 사둔 빵을 먹었었습니다. 무엇인가 먹으면 잠에서 깨기 때문이었습니다.     



4. 낮잠을 잘 자는 방법     


수험생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 중에 하나가 ‘낮잠을 언제, 얼마나 자야 하는가’입니다. 아침 7시에 일어나 밤 12시까지 약 17시간 동안 계속 깨어있기는 어렵습니다. 잠시의 낮잠은 중간에 피로를 회복하고 공부 능률을 올려줄 수 있습니다.     


오후 2∼3시경에 3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오후 2시경에 졸음을 가장 많이 느낀다고 합니다.      


낮잠을 30분 이상 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낮잠을 30분 미만으로 자는 사람’이 ‘낮잠 자는 습관이 없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률이 약 7분의 1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낮잠을 1시간 이상 자는 사람’은 ‘낮잠 자는 습관이 없는 사람’에 비해 발병률이 2배나 높게 나왔다고 합니다.    

  

담요를 덮고 자면 주변 온도의 변화에 따라 체온이 떨어지는 현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에 에어컨이 틀어져 있는 곳에서 낮잠을 잘못 자면 감기에 걸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시험을 보는 시간대(예를 들면 9급 공무원 시험의 경우 오전 10시∼11시 40분)나 오후 3시 이후에 낮잠을 자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시험을 보는 시간대에 낮잠을 자는 습관이 생기면 시험을 볼 때 졸릴 수 있 오후 3시 이후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이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올바른 수면 습관이 합격을 만든다

5. 밤에 잠을 잘 자는 7가지 방법     


1) 처음 잠이 올 때를 놓치지 마라     


처음 잠이 올 때 깨지 않고 자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 잠이 올 때 못자면 다시 잠이 오는 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11시 이후 졸리면 바로 자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잠자리에 미리 들어가면 딴생각을 하게 되어 숙면을 도와주는 호르몬(멜라토닌)이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2) 무리하게 자려고 노력하지 마라      


건강한 사람은 눈을 감으면 10분 안에 잠이 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잠이 오지 않는 경우입니다. 잠을 자려고 노력할수록 잠을 깨우는 호르몬(코르티솔)이 분비되어 더 잠이 안 오게 된다고 합니다. 편한 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잠이 오지 않는 경우 잠시 일어나 집안을 걸어도 되고 불을 끄고 편하게 누워 있어도 좋습니다. 단조로운 상황에서 뇌가 생각을 멈추게 되고 졸음에 빠진다고 합니다. 최대한 어떤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3) 생각을 정리하라     


너무 걱정이 많으면 그 걱정으로 각성효과가 생겨 잠이 오지 않습니다. 그러면 다시 불안해지고 더 잠이 오지 않게 됩니다. 오늘 공부가 계획대로 되었는지 확인하고 내일 공부할 것을 생각한 후 잠을 자면 머릿속이 정리가 되고 고민이 줄어들 것입니다.      


4) 일찍 일어나라     


아침에 일어나서 해를 본 뒤 15시간이 지나야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멜라토닌)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만약 아침 11시에 일어나면 다음 날 새벽 2시는 되어야 잠이 오게 된다는 뜻입니다. 늦게 일어나면 그만큼 다시 늦게 자게 되고 다시 늦게 일어나게 됩니다. 일찍 일어나야 일찍 잘 수 있습니다.     


5) 낮에는 햇빛을 보며 산책하고 밤에는 컴퓨터를 많이 하지 마라      


낮에 충분하게 햇빛을 보면 밤에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멜라토닌)이 많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공부를 마치고 집에 들어온 후에는 밝은 형광등 아래에 있거나 컴퓨터 모니터 앞에 20분 이상 앉아 있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형광등이나 모니터의 빛이 뇌를 각성시킵니다. 컴퓨터를 많이 하면 신경이 자극되어 숙면을 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6) 저녁을 굶지 마라     


저녁을 거르면 각성 호르몬(오렉신)이 활발하게 분비되어 식욕이 늘어나고 정신이 맑아져 잠을 자기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규칙적인 시간에 저녁을 먹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7) 반신욕을 하라     


따뜻한 물로 반신욕을 하면 잠들기 2시간 전에 체온이 떨어져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멜라토닌)이 한꺼번에 분비되면서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족욕을 하는 것도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잠들기 30∼40분 전에 따뜻한 우유를 마시는 것도 숙면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잘 자야 공부도 잘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3당 4락’의 방법으로는 장기적으로 공부를 잘하기 어렵습니다. 충분한 수면과 효율적인 공부방법이 실력 향상에 더 중요한 요소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서적

  - 니시노 세이지 저, ‘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

  - 한진규 저, ‘수면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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