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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이슬 Feb 11. 2022

한복을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들

니가 웃으면 나도 좋아~ 노래 가사처럼 



지난 이야기 : https://brunch.co.kr/@leesle/11


오래전부터 리슬은 한복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한 노력들을 해왔어요. 한복은 치맛자락을 밟거나 고름이 풀리지 않게 행동거지를 신중히 해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일상복으로 입기보다 명절처럼 중대사에만 입는 근엄한 예복으로 여겨졌죠. 아름답지만 범접하기 어려운 유물처럼 느껴진다는 사람이 많다 보니, "데이트룩이나 출근룩으로" 한복을 입자고 외칠 때마다, 그런 불경스러운 말이 어디 있느냐는 시선이 쏟아졌죠.


그런데 말이죠, 아주 오래전부터 리슬과 함께 일상 속 한복 입기를 실천해주신 분들이 계셨어요.  

"이런 디자인은 어때요?"라고 먼저 제안해 주시기도 하고, 데이트할 때 또는 놀이공원에서 한복을 입고 뛰어노는 사진을 보내주시며 "한복을 입었더니 예쁘다는 칭찬이 쏟아져요!" 라며 즐거운 경험담으로 리슬을 응원해주셨죠. 

그래서인지 내부적으로 '모던 한복은 한복이 아니다'라는 비판, 외부적으로는 '동북공정 이슈'가 쏟아지는 멘탈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더 열심히 힘을 내 일할 수 있었어요.

'니가 웃으면 나도 좋아'라는 노래 가사처럼, 한복을 입는 분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요.



가장 오래된 리슬러를 찾아
삼만리


https://youtu.be/i2qcNhK9Y6s


16년간 황이슬을 행복한 한복장이로 만들어주신 분, 한복을 당당한 패션 장르로 만들어주신 소비자분들께 어떻게 감사를 전할까 고민하다가, 황이슬의 창업 초창기에 한복을 구매해 주신 분을 수소문해 찾기 시작했어요. 가장 오래된 옷을 보유해주신 딱 한 분을 선정해, 지구 어디에 있든 끝까지 찾아 그랜절을 올리겠다!라는 공약을 걸고 말이죠. 그리고 쏟아진 100여 개의 제보 속에서 마침내 그분을 찾게 되었답니다. 


리슬러 님이 제보해주신 메일 내용 일부
리슬러 님이 보내주신 한복 사진


우와, 이 한복을 아직도 가지고 계신 분이라니!!! 


무려 14년 전 한복 ' 개나리 저고리와 다홍치마'인데, 옷을 깨끗하고 소중하게 보관해 주셨다는 점에도 감격스러웠어요. 당장 뵙고 싶은 마음에 전주에서 강원도까지 폭설을 뚫고 왕복 11시간 달려 드디어 그분을 영접하였답니다.

 

리슬러님이 직접 스케치하여 보내준 디자인

덕분이로 선정된 리슬러님은, 당시 제게 입고 싶은 한복의 디자인을 손수 그려 보내주시며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셨기에 더욱 기억에 남아요. 


물론 리슬러 님도, 한복이 간절히 입고 싶어 주문했지만 막상 입으려니 용기가 생기지 않으셨대요. 결국 저고리는 넣어두고 치마만 일상적으로 가끔 입다가 2011년 창덕궁을 방문할 때 처음으로 용기 내 입으셨다고 해요. 사실 혼자 입으면 시선이 쏟아질까 두려워 친구와 함께 입으셨는데, 각종 관광지 무료입장도 되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여 즐거운 경험을 하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한복 동호회에 나가며 우리 옷의 아름다움을 주변에 마구마구 알리는, 한복 한 덕후가 되셨다고 합니다. 짝짝짝! 




망하지 않아서
고마워요



"사회초년생 시절, 리슬의 한복이 너무 가지고 싶어서 월급을 아끼고 아껴서 샀어요. 그래서 제일 소중한 추억이 담긴 옷이에요"


리슬러 님의 사연에 눈물이 왈칵 터져 나오려던 차,


"망하지 않아서 고마워요"라는 진지한 말에 갑자기 웃음이 터져버렸어요. 


좋아하는 식당이 얼마 못가 문을 닫으면 참 속상하다면서요. 리슬의 한복 디자인이 참 좋은데, 당시에는 한복을 일상복으로 거의 입지 않던 시절이니 혹여나 문을 닫게 될까 걱정이었대요. 그런데 이렇게 국무총리상도 받고 글로벌 스타와 협업하며 승승장구하는 걸 보니 성공해서 고향에 온 딸을 보는 엄마의 마음(?)이 들어 흐뭇하시대요.


'망하지 않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던 한복을 패션 장르로서 존속하게 하고, 한복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건 브랜드가 아닌 '소비자' 에요. 아무리 한복장인들이 한복을 만들어도... 입어주는 분들이 없다면 '패션으로서의 한복'은 존재할 수 없으니까요. 

한복산업의 발전과, 리슬의 16년 역사에 원동력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초심을 잡고
앞으로도 한복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한 달에 주문이 열 건도 있을까 말까 하던 시절, 옷감을 사려면 밥을 굶고 공모전에 출품하여 입상하는 수 밖엔 없었지만 이 분처럼 한복을 찾는 분들이 있었기에 벅찬 희망을 가지고 달릴 수 있었어요.


처음 한복 브랜드를 창업했을 때, 몇몇 지인들이 저에게  "한복을 도대체 누가 입느냐", "얼마나 갈 것 같냐" 고 본의 아니게 무례한(?) 걱정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지금은 누군가 같은 질문을 해오면 저는 소비자분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려요. 한복이 대세가 아니라면 리슬이 어떻게 16년간 브랜드를 경영할 수 있었을까요?

한복이 세계적 트렌드가 될 날이 머지않았으며, 이 분들이 이를 증명한다고 생각해요.


리슬은 올 한 해도 초심을 다 잡으며, 한복한 한 해를 그려나가려 합니다.

다시는 중국이 동북공정을 꺼낼 수 없게, 전 세계에 한복=한국을 단단히 못 박으며 한복으로 국위 선양하는 우주 최고 브랜드가 될 거예요. 뭘 믿고 장담하느냐고요?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리고 고마운 리슬러 님들이 든든한 빽이 되어주시리라 믿거든요. 지금보다 더, 힘을 모아주세요. 한복을 행복하게 해 주세요. 


오늘도 한복이 한국옷이라 오! 한복한 인생입니다.



'덕분이를 찾습니다'에 제보된 특별한 사연들은

아래 링크에서 더 읽어보실 수 있답니다.

 https://blog.naver.com/ys871220/222607737820

https://blog.naver.com/ys871220/222611580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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