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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발 Jun 07. 2021

오늘도 아이에게 화를 냈다.

개 같은 육아.

오늘.. 잘하고 있었는데, 쫓기듯 바쁜 외출을 앞두고 조금의 떼를 쓰는 아이에게 결국 또 화를 냈다..

화를 내지 않기로 스스로 약속했는데.. 그랬는데.. 오늘도 결국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첫 아이의 우는 소리, 둘째 아이의 따라 우는 소리, 지친 나의 한숨소리 그리고 끝내 터져버린 눈물.


둘째를 나아도 나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믿었던 과거의 나는 이제 없다.

두 아이의 육아는 나에겐 너무 벅차다. 나의 한계를.. 내 작은 그릇을 오롯이 느끼게 하는 것이 육아라는 생각이 든다. 감정의 밑바닥을 스스로에게 보여주는 개 같은 육아. 


아이에게 화를 내며 훈육을 했지만, "그것이 훈육이 맞는 건가."라고  나는 그런 행동을 하면서도 나의 행동의 정당성에 대해서 고민했다. 

아니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러면 안되었다.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것은 훈육이 아니었다. 

그래 알고 있었다 나는.. 이 화의 정체에 대해서..

이 화는 " 나 스스로가 이제껏 쌓였던 스트레스"를 어디에도 풀지 못하고 아이에게 풀어버린 것이었다. 

깨닫는 순간 자책감이 빠르게 나를 감쌌다.  나는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상황의 잘못된 행동들을 시정해 나갔다. 서로를 부둥켜안고 1분, 뽀뽀 한 번에 아이는 금색 웃음을 내게 보여주었다.

 

"마음이.. 풀렸... 나?"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이의 깊은 눈망울에는 슬픔이 담겨있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늦어버린 예약시간.. 외출을 해야 했다.


서둘러 볼 일을 보는 중에, 아이는 예전보다 내 눈치를 많이 살피는 듯했다. 눈이 마주치면 나는 방긋 평소처럼 웃어 주었지만, 마음에 침투한 죄책감.. 때문에 기분은 좋지 않았다. 볼일을 다 보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평소처럼 먹었다.  


후에 돌아온 아빠에게 아이는 외출 전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엄마가 화를 냈어."

.

.'

'내가 참지 못한 감정의 상태 때문에.. 아이는 상처를 받았구나. 떼를 쓰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를 했으면 됐는데.. 나는 결국 또 화를 냈구나.'

 이런 생각이 계속 들어 방에 혼자 들어와 버렸다. 눈물이 난다. 바보 같은 나.



 우울해하는 나를 대신해서 남편이 오늘은 책을 읽어주었다. 하지만 잠은 꼭 엄마와 자겠다는 아이의 말에 함께 누웠다. 그리고 다시 아이에게 나의 화에 대해서 사과했다. 그리고 단호하게 떼를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을 해주었다. 그리고 대화의 끝은 '나는 너를 너무 사랑해'.로 끝났다. 아이는 잠이 들었다. 너무 예쁜, 아이의 자는 모습.... 또 자책감이 밀려왔다.



꼭 화를 내지 않아야지. 아이에게 감정의 상처를 입히는 말을 하지 않아야지..
오늘 또 나는 다시 나에게 약속한다. 다음번에는 꼭 지키리라.


나의 육아는 오늘도 이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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