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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발 Jan 08. 2022

육아를 할 때, 가끔 과거의 내가 그립다.

개 같은 육아 

처음에  아이를 낳고 아이를 보면서 행복하지만, 처음 겪어보고 행해야 하는 육아라는 것에 나는 참 힘들었다. 나만 생각하던 내가,

 내 삶의 내 감정이 가장 중요하던 내가,

 아이의 욕구와 감정에 맞추어서 내 시간들을 써야 한다는 것. 

이 것은 나에게 너무나 힘든 변화였다. 

그래서 육아라는 순간에서 도망가고 싶고 예전의 자유분방하고 화려했던 내가 그리웠다. 

과거의 나.



자유롭게 지내던 그 시간들, 
내가 무엇을 하고자 하면 언제든 시작할 수 있던 그게 너무도 당연해 소중한지 몰랐던 그 시간들. 
나의 감정과 욕구와 의지만 있으면 지나가던 외로웠지만 조용하고 고요하고 쉼이 있던 그 시간들. 


내가 원하는 또각또각 예쁜 구두를 신고, 예쁘게 차려입고 길을 걸을 때 그 기분. 
겨울의 예쁜 부츠, 외투를 신고 가벼운 커피 한잔을 들고 매서운 겨울바람을 상쾌하게 느끼며 작업실로 가던 그 순간. 


혼자인 시간을 좋아했던 나는 과거의 내가 그리웠다. 정말로. 



지금의 나

그렇게  첫 아이를 낳고 육아를 접하면서, 드문드문 예쁘게 빛났던 과거의 내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생각에 잠겼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내가 왜 아이를 낳는 선택을 했을까..' 육아가 이리도 어려운지 모르고..라는 생각에 후회 비슷한 것을 했다.

 

과거의 생각과 함께  우울해지고, 

우울하지만 육아는 계속되니 더 우울해지고 

힘을 내지만 육아로 그래도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계속 깊은 감정의 우울에 빠져 지냈다. 

그럼에도 어둠 속의 작은 빛처럼  아이는 이쁘게 자라났고, 

육아로 내가 포기한 것들도 있지만 얻은 것도 있다는 생각에 힘을 냈다.


그리고는 어느 시점부터 육아라는 순간에 순응했다.

나의 감정과 욕구보다 아이의 감정과 욕구에 초점을 맞추어 먼저 생각하고 위했다. 

그것이 당연하다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래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낳은 아이를 책임지고 양육하는 것. 

그냥 양육이 아니라, 보내 버리면 다시 안 올 이 시간_아이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최선을 다해 양육하는 것. 



그리운 과거는 과거. 그때의 나도 나. 지금의 나도 나. 

순응하고 인정하니 육아의 시간이 그렇게 어렵거나 우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누구의 엄마가 아닌 온전한 나 자신 나만 책임지면 되었던 과거의 내가 그립다. 그 그리움은 짊어지고 나는 오늘도 육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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