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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발 Jan 15. 2022

아이를 두고 출근하는 길..

개 같은 육아




아침, 아이는 오늘도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웃는다.

아이가 침대에서 뒹구는 사이 빠르게 출근 준비를 한다.

아이는 내가 평소와는 다르게 옷을 차려입는 순간, 아이는 자신을 데려갈 것인가 아닌가 생각을 하는 듯하다.  작고 귀여운 눈망울에서 조금의 혼란이 보인달까.


작년에 은퇴한 엄마가 집에 아이를 돌봐주러 왔다.


엄마는 아이와 반갑게 인사하며 아이의 관심을 돌려보지만 아이는 내가 가방을 들고나가는 순간,

울기 시작한다.


익숙해질 만도 한데.. 아이를 집에 두고 출근하는 길은 늘 마음이 복잡하다.


웃으며 "엄마 다녀올게" 하지만

아이의 터져버린 울음소리에 내 마음도 흔들린다.


문 밖으로 새어 나오는 아이의 울음소리... 잠시  한숨을 크게 쉬고 출근길에 나선다...




 

'하..

엄마는 뭐 좋은 줄 아니?

그냥.. 일이고 뭐고 너에게 달려가 안아주고 싶어..'

 





아이를 낳고 약 5개월 후부터 나는 일을 시작했다.

아이가 어리다고 생각했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학교 일은 더 이상 미뤄 둘 수 없었기에 선택한 결정이었다.

다행히 이번에 은퇴한 엄마(외할머니)가 아기를 돌봐줄 수 있다고 한 상황이었기에 아이를 두고 일하러 가는 것에 대해서 크게 거부감은 없었다.


그렇게  아이가 5-6개월 때는 엄마가 나가는지 잘 몰라서 보채지 않아 괜찮았다.

그런데 아이가 10개월이 넘어가니 엄마가 외출 준비를 하면 괜히 다가와 불안한 눈빛과 함께 주변을 서성인다.



이번 겨울에는 인테리어 일과 수업 일이 겹쳐서 많이 바빴다. 아이를 낳고도 나를 계속 찾아주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도 어린아이 때문에 걱정이 컸다.


아침, 외할머니가 아이를 봐주러 오면 내가 출근을 하는 형식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는 어김없이 울고

나는 웃으며 인사하고 현관을 나서지만..

현관문이 닫혀도 멀리서 들리는 아기의 울음소리에 나의 마음은 무너졌다.

현관문 앞에서 크게 한숨을 쉬고_무너진 마음을 다 잡고_나는 매일 출근길에 나섰다.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이렇게 아이에게 상처를 주면서 까지 일을 하는 것이 맞는 건가?
뭘 위해 일을 하는 것이지?

.....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도는 출근길.

오후가 돼서 외할머니에게 "아이가 잘 놀고 낮잠을 자고 있다"라는 문자를 받으면 그제야 좀 마음이 편해진다.

 




아이를 두고 하는 아침의 출근길..

매일 하지만 매일이 어렵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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