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소발 Mar 04. 2022

폭을 줄이는 연습

개 같은 육아

긴 겨울을 지나 봄이 오네요.

이번 봄은 길_고 따스했으면 좋겠어요.

이번 주에는 그림 재료가 가득 든 찐. 애정 템인 필통을 통째로 잃어버리고

저번 주에는 갑자기 찾아온 통증과 목디스크 증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목. 어깨가 아프니 가만히 있어도 울고 싶더군요  


아프면서.. 너무 무리해서 이렇게 돼버렸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욕심이 많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너무 무리해서 이렇게 돼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주에는 겨우 몸을 추스르고 그림도 덜 그리고..

아이들 앞에서는 핸드폰도 가리고 팽이도 돌리고

아가인 둘째도 정말 많이 안아줬어요.


솔직히 마음을 말하면..

늘 일하고 싶던 엄마라..

마음 한 편으로는 아이들 때문에 내 시간이 없다는 원망이 있었어요. 그러면서도 아이들을 남의 손에는 키우기 싫어서 내가 되는 선보다 이상으로 아이들을 케어하려 했어요  마음을 좀 놓았으면 되었는데.. 안되더라고요





저는 엄마가 거의 케어를 하지 않은 딸이었어요.

우리 엄마는 학교 선생님으로 많이 바빴거든요.

아빠는 일 때문에 지방에 지내셨고 엄마가 풀타임 맞벌이를 하면서 애셋을 책임지는 상황이 좀 길었어요.


또.. 예전에는 토요일에도 수업을 했었으니,

엄마는 거의 제가 학교 돌아올 때 있는 날이 없었어요.

'그래서 참 외로웠어요. 어릴 때.'


엄마가 집에 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어요.

그리고 비 오는 날 우산을 아무도 안 가져오겠지만.. 그래도 늘 기다렸어요. 누군가를요.




좋은 부모님이었지만

만날 시간이 별로 없는 부모님이었고

엄마는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퇴근해서는 말씀이 없었어요. 가끔은' 엄마 잠시 부르지 마'라는 말을 종종 했으니까요. 그러고는 방에 혼자 누워있으셨죠  





엄마의 엄마를 부르지 마 라는 말이 어릴 때는 참 야속했어요. 근데.. 엄마가 돼보니 참. 엄마가 이해가 돼요.. '우리 엄마 힘들었겠다...'


근데 이해되면서도 나는 아이 옆에서 잘 서포트하는 그럼 엄마가 돼야지 라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했나 봐요.

그래서 첫아이는 기관을 다니면서 대체로 빨리 하원해서 아이가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이나.. 내가 아이에게 경험하게 하고픈 것들을 부지런히 해줬어요.


둘째가 태어났어도.. 욕심을 내서 첫 아이를 잘 서포트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계속 무엇인가를 잃어버리고 몸이 아프면서 잘하고 있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확히는 욕심이 많아 벌린 것은 많고 처리를 못하는 형상이랄까요.


사람이 다할 수 없대요. 맞아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이제는 그런 것 같아요  



근데 과거의 나는 엄마로서 작가로서

아이 서포트도 하고, 책도 쓰고, 수업으로 돈도 벌고, 다 하고 싶었어요. 아 그림도 원 없이 그리고 싶었어요.


근데 돌아보니 한 번씩 발 담근 얕은 웅덩이만 있네요.








그래서 하나씩 하나씩 폭을 줄이고 있어요.



아이들에게는 내 거 느꼈던 외로움을 주기는 싫으니 케어하는 엄마는 지금처럼 해보고.

일의 방향은 중심을 잘 잡아가려고요.


근데 둘째가 15개월이라

일을 하려 해도 잡히지 않네요.


아이가 책상에 앉아있는 나에게 매번 팔을 벌려요.

안아달라고.

그럼 안아줘야 하니까.

일은 미뤄져요. 그러다 시간이 가죠. 일을 그렇게 못하면 위와 같이 아이에게 원망이 생겨요.



내 생각에는 작은 아기를 키우는 엄마는 상황이 된다면,  잠시 일을 미뤄두고 그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이 맞는 듯해요. 그 순간은 영원하지 않으니까.. 일은 또 할 수 있으니까.


생각은 그렇게 들면서도

계속 일을 못하는 내가 아쉬운 건 왜일까요.


폭을 줄이는 것이 쉽지는 않네요.


생각 많은 밤이에요.

매거진의 이전글 육아 스트레스를 잊게 하는 소소한 행복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