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육아
1. 나의 사랑 와인 (모스카토)
나는 아이들이 자면 모스카토 다스티를 한잔 마신다.
이케아에서 산 예쁘고 투명한 잔에 모스카토 다스티와 시원한 얼음을 섞어 한잔 마시면 캬_ 육아의 힘듬이 날아가는 이 기분..!
2. 빨래 종료 후 건조기에서 나 혼자 걷어내는 먼지들
띠리릭. 빨래 건조가 끝나면.. 나는 혼자 건조기 곁으로 간다. 건조기 문을 열고, 먼지통을 꺼낸다. 그리고 먼지통을 삭삭 긁어낸다. 왜인지 모르지만 쾌감이 느껴진다.
거의 맨날 하는 나만의 소소한 행복. 어느 날은 왜 이것을 이렇게 좋아하는 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봤다. 고민 속 결론은 옷 속에 들어있던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를 털어낸 것과 함께 내 마음의 먼지도 걷어낸 기분이 든다는 것. 그럼 된 거지 뭐.
3. 겨울 스웨터와 함께하는 보풀 제거
남편과 아이들이 잠들면 보풀 제거가 필요한 스웨터와 보풀제거기를 들고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방에 들어간다. 들어가서 보풀을 한 면씩 제거하고 나면.. 육아로 피곤했던 나의 하루가 씻겨 내려간 느낌. 왜 이런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으나 개운한 이 마음.
4. 육아 중에 마시는 달달한 믹스 커피
아이들이 나를 찾지 않을 때, 물을 끓인다. 그리고 부엌 찾장안에서 커피 믹스 하나를 꺼낸다. 그리고 재빨리 커피 믹스와 물을 황금 비율로 섞는다. 달콤한 믹스 커피 냄새와 함께 스트레스 지수 다운. 그리고 믹스 커피 한잔에 나는 아이들에게 웃음을 짓을 수 있게 된다. 보물 같은 믹스커피.
5. 애들 잠들면 나 혼자 뜯는 택배 개봉식
육아 중에 택배가 오면 뜯을 수 없다. 테이핑에 묻어있는 많은 먼지에... 아이들의 집중도 부담스럽고.. 여러모로 불편하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잠들면 혼자 택배 개봉식을 가진다. 이 얼마나 설레는 밤인가.
6. 밤에 혼자 하는 나만의 코디 쇼
아이와 외출 시에는 안전상의 이유로 심플하게 입어야 하기에 지금은 입지 못하지만, 계절별로 내가 사랑하는 옷들이 있다.
가끔.. 잠이 안 오고, 마음이 허할 떼 그런 옷들은 밤에 혼자 코디해서 입어 본다. 예를 들면 발목까지 오는 꽃무늬 롱스커트, 정전기 많이 나는 하늘하늘 나일론 뷔스티에 원피스.. 너무 회사원 같은 정장 한 벌.. 지금은 입기 어렵지만, 내가 사랑했던, 그리고 여전히 사랑하는 나의 옷들.
언젠가 다시 입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하면서 옷장에서 꺼내 입어보는 행복한 순간.
7. 아이들 재우고 나오면 남편이 치워놓은 깨끗한 거실 풍경.
남편은 착하게도 내가 아이들을 재우러 가면 거실을 싹 치워놓는다.
아이들을 재우고 나오면 정리되어있는 거실 풍경은 마음의 안식을 준다. 정말 고마워.
8. 마지막으로 방문 열고 몰래 보는 잠든 너희들의 모습
재우느라 힘들어서, 방에서 나올 때는 뒤도 안 돌아보고 나오는데, 또 몇 분 있다 보면 너네가 그립다. 몰래 방문을 열고 잠든 너희들의 모습은 정말 행복 그 자체! 깨지 말고 오늘 밤은 이렇게 넘어가기를 바라면서 살짝 문을 닫는다.
육아 속에 당신의 소소한 행복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