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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육아
나의 아이는 잠이 없다.
개 같은 육아
by
이소발
Apr 2. 2022
나의 아이는 잠이 없다.
첫째도 기본 3시 반까지 안 잘 때가 많았다. 그 아이도 잠이 없었다. 불을 다 끄고도 잠을 자지 않아서 남편이 불빛이 없는 곳에 가서 1시간을 안아서 재우곤 했다. 아이는 그 후로도 잠자는 것에 대해 예민했고, 나는 그것이 너무 힘들었다.
수면교육 탓인가라는 생각에 여러 번 시도했지만, 실패하기를 여러 번.
다행히 이제는 9시 반 정도쯤 어르고 달래서 잠이 든다. 잠자기 전까지 나에게 "'엄마 나 왜 이렇게 안 졸리지?"를 말하지만.. 그 말에 대답할 여유 없는 나는,
눈을 감고 그저 기다릴 뿐이다.
그렇다.. 잠에는
시간이 약이다.
이게 끝일 줄 알았다.
나는 나쁜 기억력으로 첫아이를 키우던 육아의 현장을 잊었다. 그리고는 둘째를 낳았다.
멍청하긴.
둘째는 더 안자는 아이이다. 현재 진행형으로 지금은 새벽 5시 20분쯤..
우리는 새벽 3시에 깼다. 그리고 꼬박 지금까지 안 잔다.
둘째는 예민한 아이이다. 이 아이는 내가 깨서 나가려 하면 함께 깨서 나온다. 아이를 재우고 내 할 일을 계획하면 10번 중 8번은 실패한다. 아이가 잠을 자야.. 내가 계획했던 일들을 할 수 있다. 그마저도
어질러진 거실과 식탁을 치워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그런데 이 아이는 내가 자면 자고, 내가 일어나면 함께 일어난다.
저녁의 나만의 시간을 기대하던 때에 예민한 아이를 보며,. 왜 그런지 억울한 생각이 들어서 혼자 울었다.
잠을 자는 아이에게 화를 낼 수 없으니
, (아니 솔직히 화를 낸 적도
있다..) 그냥
혼자 화가 난다.
새벽의 깨있는 아이에게 사랑하는 눈길을 줄 수 없는 내가 냉혈한 같기도 하고, 자책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저... 아이가 좀 더 많이 잤으면 좋겠다.
"자라 좀.."
나는 오전
에 잠깐 일을 한다.
첫아이는 반나절만 다니는 유치원을 다니기에 내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9시부터 1시 반이다.
그때에는 아이를 봐주시기로 한 은퇴한 엄마에게 맡긴다.
엄마는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아이를 좋아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아이는 할머니와 놀다가 잘 잔다.
푹 잔단다. 나와 있을 때는 낮잠도 잘 안 자고 버티는데..
그리곤 1시쯤, 내가 데리러 가면, 아이는 쌩쌩하다.
저녁에 일이 있어 더 늦은 오후에 데리러 갈 때면,
오늘 낮잠을 많이 자서 저녁에 쌩쌩할 것이라고 엄마는 자주 말
씀하신다. 엄마는 내게 '둘째 아이가 내가 없어지면, 조금 우울해서 상황을 포기하고 장을 청하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단지 엄마의 생각이지만..
그래.. 그것도
맞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나를 사랑한다.
그것이 느껴진다. 그 아이의 눈망울에 쓰여 있다.
그래도 내가 있을 때,
안정감을 많이 주도록 노력해볼 테니,
제발_ 잘 잤으면 좋겠다.
오늘도 아이들을 재우다가 같이 잠든 나는
새벽 3시에 밀린 일을 하려고 눈을 떴다.
방
에서 나오고 한 5분 후 아이는 따라 나왔다.
'
후....
'
한숨이 먼저 나왔다.
오늘도 나의 시간은 실패다.
왠지 모르게 억울한 마음이 든다.
그러면서도 나
쁜 엄마인 것 같아서 죄책감이 든다.
하.. 이놈의 개
같은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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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발
창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일러스트레이터
내가 꿈꾸는 그런 집
저자
집을 꾸미고, 그림을 그립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나오는 감정들을 기록해두었다가 그림과 글로 만드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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