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소발 Oct 21. 2018

앤과 초록색 지붕 집, 나와 구엘프의 그 집

그런 집_솔직한 이야기, 브런치 x 빨간 머리 앤 

나는 25살에 첫 책을 냈었다. 


그 책을 내기 전에 꼭 내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만 하다가 

용기를 내어 여러 출판사와 연락을 했고 


나의 이야기를 알아봐 주신 출판사_꿈의 지도와 인연이 되어 내 이야기를 냈다. 


그때 낸 책의 이름이 '소중한 나를 위한 기막힌 여행'_일명 소나기라는 노란색 책이었다. 

내 첫 번째 책은 그때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같은 시기에 나와 나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소소하게 서점에 머무르게 되었다. 


나는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유행하는 요즘에 이 책이 나왔다면 나는 예전보다는 더 사랑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의 책은 지극히 나를 사랑하는 '나'와 그곳에서 만난 캐나다 부부 '올리브와 그이도'의 이야기이다. 

짧게 느껴지는 1년, 어학연수라는 이유 아래에 캐나다에서 온전히 나만을 사랑하며 머물렀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끔은 나를 위해 쉬어도 된다는 맥락 아래에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 자신을 아끼는 요즘 생각과 더 잘 맞았을 것 같다. 



또한 소나기에 소개되는 캐나다 어학연수 시절 만났던 나에게 무한하게 행복을 주었던 올리브와 그이도라는 캐나다 부부. 그들은 내게 새로운 존재였다. 





그들과 만남을 생각할 때, 나는 내가 마치 빨간 머리 앤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느낀다. 

 

 마릴라과 매튜 남매 둘이 살던 초록 지붕 집에 그들은 남자아이를 입양하고 기다렸지만, 빨간 머리의 상상력이 풍부한 여자아이인 앤이 온다. 


1년 전 불의의 사고로 자식을 잃은 그들 부부, 남편 그이도와 부인 올리브. 너무나 슬퍼하는 올리브와 무거워진 집안의 분위기를 바꾸고자 남편 그이도는 구엘프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홈스테이를 신청한다. 그들은 먼저 하늘나라로 간 아들 같은 남자아이가 오기를 바랐지만, 학교에서는 한국에서 이곳으로 올  그림 그리는 학생인 나를 추천했다. 그들은 학교의 추천을 받아들였고 나도 이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며 캐나다로 향했다. 



이들은 생각보다 해맑은 23살의 아시아 소녀에게, 진심으로 따뜻한 일상과 집을 내주었다. 


나는 이들의 따뜻한 인테리어로 가꾸어진 집과 따뜻한 삶 속에 녹아들었다. 그들은 내게 친 손녀 이상으로 다정했고 멀리 서 온 나를 걱정해 주었다.( 우리는 이때부터 진정한 가족이 되어 2018년 지금까지 때때로  만나고 연락하며 지낸다._이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하겠다.) 



문화적으로 맞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우리 셋이 함께 지낸 2009년의 가을은 정말 포근했다. 


나는 초록지붕 집에서 매튜와 마릴라와 함께한 앤도 이렇게 따뜻하고 행복했을 것이라고 혼자 종종 생각했었다. 

나는 올리브와 그이도의 타운하우스에서 매일매일이 새롭고 정말 사랑받는 느낌을 받으며 행복했다. 



앤이 이층 방 창 밖을 보며 그곳의 공기를 느끼고 지금을 행복해했던 이야기처럼, 

나도 이들이 내어준 분홍색 벽으로 되어있는 이층 방의 창가에서 이토록 운이 좋을 수 있을까.. 이토록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정말 감사하다고 떨어지는 해를 보며 생각했었다. 


이렇게 앤과 나는 다르지만, 조금은 비슷한 경험으로 생각되어, 이층 창가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커튼을 내릴 때면 앤이 된 듯한 느낌을 느꼈다.  


오늘은 

그때의 포근했던 마음을 회상하며, 앤과 나의 그림을 그려본다. 



[앤이 자신의 방을 처음 보았을 그때]
[내가 구엘프의 방을 처음 보았던 그때]]












( 올리브와 그이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책_소중한 나는 위한 여행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스러운 가을의 한가운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