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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솔 Dec 13. 2018

아소시 다이칸보, 경이로운 자연의 아름다움

구마모토 현

경이로운 자연의 아름다움을 품은 아소 시

구마모토 현의 북동부에 있는 아소 시는 세계 최대급의 칼데라와 광대한 초원이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마을이다. 아직도 분화하고 있는 아소산 주변에는 온천수가 흘러나와 유명한 온천지가 많다. 아소 산을 보면 ‘웅장하고 신비한 자연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를 실감하게 된다. 아소 산은 화산이 분화하면서 생긴 세계 최대 크기의 화구인 칼데라와 그 주위로 땅이 꺼져 생긴 분지, 분지를 둘러싼 외륜산과 고원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그 분지에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된 것이 아소 시이고, 그 외륜산에서 아소 시를 전망할 수 있는 곳이 다이칸보다. 다이칸보는 아소 시의 명소다.  

     

아소 산 최고의 전망대 다이칸보 

태풍 RAN이 지나간 아소산 다이칸보를 오르는 길은 뿌연 안개로 뒤덮였다. 가는 길목길목이 아름다운 산길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었다. 다이칸보 정상에 오른다 해도 아무것도 볼 수 없겠지만 그래도 안개 덮인 산길이 주는 묘한 느낌 때문에 천천히 산길을 올랐다. 안갯속에서도 간간히 모습을 드러내는 산길의 풍경은 몽환적이었다. 감상에 젖은 것도 잠시, 다이칸보 주차장에 내려 차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태풍의 위력을 실감한다. 이미 길목을 지나간 태풍이지만 바람의 잔재는 몸을 가눌 수 없을 만큼 거셌다. 1분도 서 있지 못하고 다시 차 안으로 들어왔다. 환상적인 길은 내일 다시 오르기로.

다음날 아침, 태풍이 지난 하늘은 구름을 잔뜩 머금었지만 서서히 푸른빛을 드러냈다. 다시 다이칸보로 향했다. 아소산의 꽃길, 다이칸보를 오르는 내내 마치 그림 속을 달리고 있는 기분이었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길가에 펼쳐진 초원에는 방목하는 소들이 평화롭게 노닐고 있다. 차를 타고 가다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느슨한 풍경을 렌즈에 담고 마음에 담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다이칸보 정상에 다다랐다.

다이칸보는 아소의 외륜산 중 가장 높은 해발 935m의 봉우리다. 넓게 펼쳐진 분지와 아소 시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장관이다. 아소산에는 아소 5악이라 불리는 5개의 분화구가 있는데 다이칸보 정상에서 둘러보면 분화구가 보인다. 장대한 산 아래 분지에 펼쳐진 마을은 미니어처 같다. 구름도 산 중턱에 걸렸다. 다이칸보를 오르는 길에는 목장이 많다. 이곳 정상에 있는 휴게소에서 사 먹었던 우유는 갓 볶아 내린 커피의 맛처럼 신선했다.  


몇 년 전에 아소산에서 분화가 일어났다. 자연이 만들어 낸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찬탄하면서도 아직 분화를 멈추지 않은 화산에 대한 경계심이 드는 건 사실이다.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선한 자연은 재앙도 가져온다. 자연은 제 할 일을 하는 것이지만 아름다운 풍경이 재앙 속에 묻히지 않길 바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폭발을 예비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고요하고 거대한 산은 이루 말할 수 없 눈부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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