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음을 열심히 돌보는 게 가장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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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인스타그램, 유튜브, 브런치를 넘나 들며 마음 가는 것들을 클릭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하고, 오랜 시간 동안 그 좋아하는 마음을 돌보고 가꿔 콘텐츠로 만들고, 결국 그걸로 사람들을 모아서 회사가 아닌 자기 자신과 자신이 만든 커뮤니티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런 사람들을 만날 때면 반갑고 설레면서도 동시에 갑자기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올라갔다 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부러움이다.
‘내가 바로 이런 걸 하고 싶었던 거였는데..!’
내가 해오지 못한 것들을 오랜 시간을 들여 쌓아 온 결과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김없이 질투가 나고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질투가 난다는 건 숨기고 싶었던 부끄러운 감정이기도 했는데, 이런 감정도 찬찬히 들여다보니 결국은 내가 가고 싶어 하는 길을 먼저 간 사람에 대한 동경이기도 하다는 걸 알았다. 아, 정말 대단하다. 나는 삶에서 중요하진 않지만 급했던, 눈앞에 닥친 여러 우선 아닌 우선순위들에 밀려, 무엇보다 소중하고 급하지 않았던 나의 좋아하는 마음들을 미루고 미뤄왔었는데. 누군가는 이런 마음을 잊지 않고 결과물을 만들어왔구나.
이런 사람들을 발견할 때면 늘 해보는 것이 있는데, 그가 만든 콘텐츠의 아주 처음까지 가보는 거다. 이 사람도 어색하고 어설펐던 처음이 있었겠거니, 하고. 지금은 대단한 누군가의 어설픈 시작을 목격하고 나면 용기가 생긴다. '누구나 시작은 있었지.' 이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것만 같은 문장을 떠올리면서. 대단함은 찰나의 뜨거운 열정보다는 조금씩의 시간이 꾸준히 쌓여 만들어진다는 걸 자꾸만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나의 대단함도 그렇게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그래서 좋아하는 마음만큼 중요한 건 그 좋아하는 마음을 성실하게 따라가 보는 노력이다. 가장 나다운(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는 이 말에서, 가장 창의적인 어떤 것은 분명 자꾸 마음이 가고, 좋아하게 되고, 그래서 시간과 노력을 꾸준히 갈아 넣은 결과로 만들어졌을 거라고 넘겨짚어 본다. 만약 어떤 것이 좋다고 느껴지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꾸 들여다보고, 결국 그것들을 꼭꼭 씹어서 삼킨 다음 이미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던 어떤 것들과 버무려 나만의 것으로 소화시켜 나온 것들이 나다운 것, 창의적인 것일 테니.
요즘 좋아하는 마음을 잘 따라가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끔 내가 아는 것들이나 써내는 것들이 너무 뻔하고 진부하지 않을까 걱정될 때마다, 내 삶의 레퍼런스들조차 그런 시간이 있었다는 걸 기억해내려고 노력한다. 누군가를 레퍼런스 삼아 자신만의 것을 만들어낸 누군가도, 또 다른 누군가의 레퍼런스가 되었을 테니까. 이렇게 우리는 서로의 레퍼런스가 되어 더 좋은 것들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