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섭식장애입니다. (6)

by 리솜

병원에선 식욕 촉진제가 생리 주기와는 무관할 거라 얘기했다. 임상적으론 아직 그런 사례가 없었기에 아무래도 스트레스일 확률이 더 커 보인단다. 벌써 약 2주 가까이 월경이 미뤄졌다. 살면서 일주일 전후로 시기가 종종 바뀌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 정도 기간은 처음인데. 이유를 모르니 갑갑할 따름이다. 만일 설이 지나서도 이 상태 그대로라면 산부인과에 가서 진료를 다시 받아봐야 할 것 같다.


저체중이 문제라면, 더 적게 나갔던 시기엔 외려 이상없이 생리를 했다. 촉진제가 이유였다면 요 며칠 끊은 동안 시작했어야 할 것 같은데. 정말 스트레스 때문인 건가. 다가오는 결혼 준비가 벌써부터 버겁기는 하지만 막상 정신적으로 더 힘겨웠던 작년에도 주기엔 이상이 없었는데. 얼마 전 산부인과에서 초음파를 보았을 때도 심지어 자궁은 건강하다고 했다. 아직 경부암 검진 결과가 안 나와서 그런가? 혹시나, 초음파로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머릿속으로 아무리 수많은 원인들을 추정해 봐도 뾰족히 탁 하고 잡히는 게 없다. 이러다 어느 날 맥없이 툭, 시작하기도 하려나.


주변에선 마음을 편히 먹으라고 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의지대로 흘러가지 않는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이란 걸 새삼 다시 한번 깨닫는 요즘이다. 부디, 별일이 아니기만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