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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미국학생들을 스포츠에 진심이게 하는가?

미국공립학교 학생들이 스포츠로 입문하는 과정

by 이순 Mar 22. 2025

학교, 학군, 주마다 학교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프로그램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반 공립학교와 보통사람들의 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국학교에서 스포츠를 얼마나 열정적으로 하는지는 이미 충분히 알려져 있다. 사람들은 각자의 다른 버전을 제시하며 미국 학생들이 스포츠에 열심인 이유를 설파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스포츠를 많이 육성해야 도네이션을 많이 받아 학교가 재정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라고도 하고 또 한편에서는 너무 공부만 시켜서 똑똑한 사람들을 많이 만들지 않으려는 계획이라며 공부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하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저렇게 학생들을 운동만 시켜서 무식하게 키운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무식하다는 기준은 무엇이며 운동을 하기 때문에 당연히 공부를 못한다는 것은 어떤 사람들을 기준으로 삼았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추론이지만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내용들을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어 적어본다.


미국에서는 대도시가 아니면 대중교통시설을 이용하고 싶어도 없다. 우유 한 병을 사러 가는 것도 운전을 해서 몇십 분을 움직여야 한다. 골목 코너에 가게가 있는 지역은 대도시 아니면 위험한 지역뿐이다. 그 외 지역에 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걸어서 움직일 일이 없다. 언제나 차로 다니는 생활은 사람들의 하체를 부실하게 한다는 소문을 믿게 하는 대목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운동을 하는 것일 텐데 성인이 되어 어느 날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에 미국인들은 자연스럽게 터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럼 이렇게 자연스럽게 중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운동에 대한 열정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유아기부터 초등학교 시기>


초등학교 까지는 방과 후 교실 (동아리/클럽/스포츠활동)을 학교에서 운영하지 않는다. 오후 3시 반에서 4시 사이 하교를 하면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은 집에 그냥 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은 옆집뿐이다. 보통 미국인들이 개인적인 취향과 형편에 맞춰 자녀들을 각자 학원에 보내는 시기다. 학원도 드물다. 커뮤니티에서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는 지역에 사는 것이 행운이며 아이 키우며 사는데 좋은 지역이라 하겠다.

미국에서는 여름방학(최소 2개월 반 - 약 3개월)이 길기 때문에 프로그램도 당연히 학기중과 방학으로 구분되는 것이 많다.


우선 학기 중에 레슨을 받는 것부터 살펴보자

기계체조, 댄스, 가라테 같은 실내에서 하는 활동은 개인이 운영하는 학원형태이고

축구, 야구, 테니스 등 밖에서 해야 하는 운동들은 개인(코치)이 장소를 섭외(빌리고)하고 개인적으로 학생을 모아서 운영한다.

1대 1 개인교습이 아닌 여러 명이 한꺼번에 받는 수업을 기준으로 수강료와 시간은 주 1회 60분 교습에 한 달 비용이 약$80- $100 정도이고 주 2회 수업을 받는 경우 한 달 교습비는 약$120- $140 수준이다.

매일 가는 학원은 없다. 주로 주 1회이고 많이 가면 주 2회 정도다.

레슨시간은 3-6세는 30분 수업, 6-8세는 40분 수업, 9세 이상부터 50-60분 수업이 보통이다.


다음으로 여름방학을 이용한 커뮤니티 레크리에이션 센터가 스포츠를 비롯해 아트, 놀이등의 프로그램을 오픈한다. 꼭 방학기간만 오픈하는 것도 아니고 서머타임이 시작되는 3월에 시작해서 10월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책 한 권 분량의 홍보책자가 지역 주민 모든 가정에 배달된다. 이 프로그램의 비용은 주 1회 30분-50분짜리 강좌는 커뮤니티 센터에서 운영하는 것이 개인교습소 보다 약간 저렴하며 만약 방학중 1주일간(월요일 -금요일) 하루 3시간(오전 9시-정오까지) 수업을 하는 경우 약$230-$250 정도의 수업료가 든다.

커뮤니티 센터에서 운영하는 캠프는 1주일 과정이 가장 긴 것이며 1주일짜리를 여러 가지 한주씩 계속 신청할 수는 있다.

** 여름방학에 4주-8주 코스로 길게 캠프를 보내는 것은 여름캠프 전문기관에서 하는 과정임


보통 가정에서 한 아이에게 하나 또는 두 개의 레슨을 받을 기회를 준다. 이것은 아이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학원을 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한 과정의 일부일 수도 있다. 부모님들은 아이가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시키기 위해 돈과 시간을 쓰고 싶을 리가 없다. 일주일에 한 번 또는 두 번이긴 하지만 자신의 피곤함을 무릅쓰고 학원에 데리고 가고, 기다리고, 데리고 오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혼자서 갈 수 있는 학원이나 프로그램은 없다. 그러니 아이는 심심하게 집에만 있기 싫으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부모에게 요구해야 하는 것이다. 몇 달 정도 해보다가 아이가 재미를 못 느끼면 당연히 다른 것으로 바꾼다. 때문에 학원을 운영한다면 등록한 학생들이 재미를 붙이도록 노력해야 학생들이 계속해서 등록하게 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렇게 4세 전후부터 14세 전후까지 10년 동안 대부분의 종목을 두루 섭렵하게 되는 것이다. 운동이 적성에 맞는지 안 맞는지, 어떤 운동을 취미로 가질지는 충분히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투자한 것이다.



<중학교 시기>


중학교부터는 방과 후 활동이 전면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다. 동아리(클럽) 활동은 주로 일주일에 한 번 주 1회, 1시간 하는 활동들이다. 하지만 운동부는 종목에 따라 주 3-4회에 주말에는 원정경기가 있고, 적어도 하루 2시간은 운동을 한다. 운동부이면서도 1-2개의 개인취향에 맞는 클럽활동을 학생들이 병행하는데 이것은 중학생 때까지도 아직 스포츠에 얼마만큼의 비중을 둘 것인지 시험단계라 할 수 있겠다.


운동부는 다른 클럽과 달리 몇 가지 절차가 있다.

첫째, 개인주치의한테 건강진단서를 받아서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면 꼭 명기해야 한다.

둘째, Athletic Waiver에 부모와 학생이 사인한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것은 학생에게 사고가 났을 시 학교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만일을 대비함이라 하겠다.

셋째, 대부분의 운동부는 기본체력테스트를 본다. 2시간 정도의 지구력 훈련을 견디지 못하면서 운동부 가입을 꿈꾼다면 어리석은 선택일 수 있다. 아이들이 그 정도쯤이야 하고 기본체력훈련을 가벼이 여기고 운동부에 들어가서 운동을 하면서 점차 좋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아무리 쉬워 보이는 운동부도 힘들 수 있다.


운동팀 종류는 학교 대부분이 비슷할 것이라 여겨진다. 한두 가지 우리 학교는 없고 다른 학교에는 있는 것이 있을 수도 있지만 학생수가 한 학년에 500명 정도만 되어도 거의 모든 운동부가 있다.

예를 들면

남학생들만 가입하는 야구, 풋볼, 레슬링

여학생들만 가입하는 소프트볼, 치어리딩, 플레그 풋볼

그 외 남, 여학생 두 팀이 모두 있는 종목으로는 골프, 축구, 배구, 농구, 테니스, 볼링, 수영, 다이빙, 필드하키, 크로스컨트리, Lacrosse, Color Guard, Track(Indoor), Track & Field 등이다.

모두 합치면 적어도 30개 이상의 팀이 존재하고 이것은 또 가을학기에 시작하는 팀, 봄학기에 시작하는 팀 등으로 나뉘기 때문에 꼭 한 가지 운동만 고집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고등학교 시기>

중학교 때도 실력이 있는 선수들을 Varsity/Junior Varsity 팀으로 구분해서 경기에 출전하는 기회가 있지만 고등학교는 본격적인 입시와 관련된 운동을 하는 시기다. 학생이 운동부 Varsity 팀에서 활동한 것과 아닌 것은 미국 대학입시에서 중요하게 보는 "Athletics & Activities"에서 큰 차이가 있어 훌륭한 선수들은 명문대로 진학할 기회를 가진다.


다른 한편으로 운동전문 고등학교가 아니어도 실력만 있으면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프로로 입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대학졸업장을 위해서 4년 동안 운동실력을 썩힐 것인가 아니면 대학졸업장을 포기하고 운동선수의 삶을 시작할 것인가 하는 일생일대의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를 맞이하는 학생을 일반 공립고등학교에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인 친구들은 그들의 부모가 대학 학창 시절 운동팀에 있었다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말하곤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명문대학을 나왔다는 것보다 Division I, Division II 등의 운동팀이 있는 대학에 다닌 것에 더 호감을 표한다는 얘기다.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멋있는 사람이라는 아이들의 기준을 틀리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IMG Academy 같은 전문 체육 보딩스쿨에 다니는 학생만 프로 운동선수가 되는 것도 아니고 공립학교에서 공부한다고 명문대학을 못 가는 것도 아니다. 운동과 공부 모두 열심히 하면서 보통의 공립학교에 다녀도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는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직 공부만으로 자녀를 몰아간다면 오히려 사회에서 고립될 수도 있는 환경으로 자녀를 인도하는 우를 범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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